베이징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값이 폭등하고 있다.
이중 삼중의 철조망에 둘러싸인 채 총을 찬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선수촌 외벽에는 세계 각국의 깃발이 걸려 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묵고 있음을 알려준다.
베이징 북부 47만 m²의 터에 약 2000가구가 들어서 있는 선수촌은 베이징에서 가장 경계가 삼엄한 지역이다. 경기장과 선수촌에서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술집과 디스코텍이 대회 기간 중 문을 닫아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곳은 베이징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아파트다.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가격은 8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작년 12월 말 매매를 시작한 이 아파트의 처음 가격은 m²당 1만6000위안(약 238만 원)이었다. 현재 가격은 m²당 3만 위안(약 445만 원). 방 2개와 거실이 딸린 130m² 등 중소형 아파트는 매진됐고 200m² 이상의 대형 아파트만 남아 있다.
이 아파트가 인기 있는 이유는 교통이 편리하고 올림픽공원 등 녹지대를 끼고 있어 주변 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베이징에는 한국의 지하철 2호선처럼 도시를 순환하는 순환도로가 있다. 톈안먼(天安門)과 쯔진청(紫禁城)을 중심으로 동심원 형태로 도시를 순환하는 4번 순환도로와 5번 순환도로 사이에 이 아파트가 위치해 있다.
현지 시민은 “무엇보다 올림픽 선수단이 묵는다는 것 자체가 품질을 보증한다. 제일 좋게 지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짓기 전부터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고 분양을 위해 홍보를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 중국에서도 아파트를 지으면 마케팅과 홍보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 아파트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는 대회가 끝나면 ‘드림 월드(Dream World) 2008’로 명칭을 바꿔 내년 6월 본격 입주를 시작한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