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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욕” “음모” 쪼개진 KBS

입력 | 2008-08-06 02:59:00


KBS 노조는 5일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불러온 정연주 사장은 즉각 용퇴하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KBS 사장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공영방송 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일”이라며 “정 사장의 무능과 집착이 이 사태를 몰고 온 만큼 정 사장은 하루 빨리 용퇴하라”고 주장했다.

박승규 노조위원장은 “정 사장은 구성원 절대다수와 시민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노무현 정부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로 공권력을 동원해 취임한 낙하산 인사”라며 “정 사장이 용퇴하고 ‘정치독립적 사장선임제도’를 쟁취해야 KBS를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KBS공정방송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정 사장은 참여 정부의 코드인사로 KBS에 공중낙하 입성하여 적자경영, 인사권 남용, 조직파괴 등 온갖 아마추어 경영으로 KBS를 망치고 결국 그 자신은 감사원의 사장 해임 요구라는 KBS 사상 초유의 치욕적인 모습을 남기고 말았다”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정 사장 해임 요구는 정부의 방송 장악 음모”라며 “8일 이사회 개최를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감사원 발표를 둘러싸고 KBS 내부 갈등이 심각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은 KBS 사장에 대한 해임권이 없으므로 감사원이 정 사장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감사원이 발표한 어떠한 사항도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송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S는 “감사원이 지적한 합리적인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으나, 적자경영 등 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재심의를 비롯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