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前 수석-최중경 前 차관 재발탁
이명박 대통령이 김중수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각각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와 아시아권 주요 국가 공관장에 내정한 인사와 관련해 여권 내에서도 “민심을 감안하지 않은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두 명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던 쇠고기 파동과 환율정책 실패의 당사자다. 따라서 이들의 재발탁은 청와대가 촛불 민심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자 민심을 살피는 데 지나치게 느슨해진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등 여권 내부에서는 “이들이 공(功)도 있겠지만 과(過)도 분명한 만큼 너무 성급한 인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김 전 수석비서관과 최 전 차관은 ‘쇠고기 광풍’과 경기침체라는 대외 상황 때문에 경질됐다기보다는 이런 악재를 유발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비서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주무 참모였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방침이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을 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분석 및 보고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 전 차관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신해 ‘대리 경질’됐다는 분석으로 인해 일각에서 동정론이 제기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인위적인 환율정책을 바탕으로 물가 안정보다는 경상수지 방어에 주력해 정책 실패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 조치가 현 상황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쇠고기 정국과 최근 악화된 경제 상황에 대해 정권 차원의 반성이 없다는 여론이 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