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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동영상 파문

입력 | 2008-08-06 19:54:00


초등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이른바 '대통령 욕설 동영상'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학생들이 재학 중인 마산 C초등학교 측은 6일 동영상 유포를 막아 달라며 경찰과 교육청에 사건을 신고하고, 문제의 동영상이 떠 있는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이들 학생이 대통령을 욕하는 내용을 방명록에 쓰는 과정에서 어른들의 부추김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순진한 어린이들을 불순한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5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내 촛불집회 수배자 농성장에서 경남 마산ㆍ창원지역 초등학생 5,6명이 방명록을 쓰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학생들이 '미친소 NO!'라고 적힌 붉은색 부채를 부치며 방명록에 글을 쓰는 사이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다가와 "뭐 하러 왔니?"라고 묻는다.

한 학생이 "우리 아빤 이해불가야. 이명박이 뭐가 좋다고.."라고 하는 사이 다른 학생이 방명록에 '이명박 XXX'라고 욕설을 쓰자 이 남성은 "이것 봐"라고 웃으며 비난 글을 가리키고 동영상 촬영자는 이를 클로즈업한다.

방명록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다른 학생이 방명록을 쓴 친구에게 "명박 아저씨? 니 아저씨라고 붙이고 싶나?"라고 말하자 이 남성과 촬영자는 함께 크게 웃고 학생들도 따라 웃는다.

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관련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충격에 빠졌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학생들의 얼굴은 대부분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얼굴형과 목소리가 그대로 노출돼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보면 알아챌 수 있을 정도.

그러다보니 동영상에 찍힌 어린 학생들은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외출과 사람 만나기를 기피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C초등학교 관계자는 "관련 학생과 학부모, 담임 교사를 상대로 알아 본 결과, 당시 학생들은 문화체험을 하러 조계사에 갔다가 촛불집회 수배자들이 농성하는 장소 앞에 놓여 있는 방명록을 보고 관심을 보였던 것 같다"면서 "그러자 농성장 안에 있던 몇몇 어른이 종이를 주면서 '대통령에게 반말이나 욕을 해도 된다'며 부추겼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장 K씨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른들이 계속 부추기며 웃자 아이들은 경쟁적으로 글을 썼고, 어른들이 욕을 쓴 아이들을 칭찬하면서 과자와 부채를 줬다고 한다"면서 "지금 아이들은 초코파이와 부채, 사탕, 젤리와 바꾼 동영상 때문에 심한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6일 "경찰과 보수 언론이 아이들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불법 집회 주도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조계사에서 도피 농성 중인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대책회의가 직접 관여한 일이 아니다"면서 "보수언론이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도록 부추겼다는 누명을 우리에게 덮어 씌우려는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