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갖춘 추모공원… 체육시설 된 소각장…
장례식장 납골당 등 주민 편의시설로 ‘진화’
분뇨처리장 등 모아 지하에… 지상엔 공원도
‘님비(NIMBY·주민 혐오시설이 자신의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사회적 현상)’의 단골 대상이었던 장례식장, 추모시설(납골당), 쓰레기소각장 같은 시설이 이용객과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공원이나 운동장으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는 펜션까지 갖춘 추모시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 휴양형 추모공원 등장
2010년 하반기 경기 양주시 남면에 문을 여는 엘림추모공원은 이른바 ‘휴양형’ 장묘시설이다. 7만8000여 m² 규모의 추모공원 전체는 생태공원으로 꾸며진다.
공원에는 8만 기 규모의 추모관이 건립된다.
추모관 주변에는 조형물 및 미술품 전시관과 추모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가 들어선다. 특히 추모공원 한쪽에는 펜션 20개 동이 들어선다. 또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캠핑장도 함께 조성된다.
가족 단위나 먼 거리에서 온 추모객들을 위해서다.
이 추모공원은 기독교 관련 단체들이 사업단을 구성해 700억 원의 사업비를 내고 공사를 시작했다.
추모공원사업단의 유성원 상무는 “추모시설보다 편의시설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추모시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추모문화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들어서는 시립장례문화센터도 대부분의 땅이 공원 및 문화시설로 조성된다.
전체 땅은 57만 m² 규모. 이 중 5만 기 규모의 추모시설을 비롯해 장례 관련 땅은 6만6000여 m²에 불과하다. 나머지 땅에는 생태공원 조각공원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 지자체-주민 ‘윈윈’
5일 소각로 가동을 시작한 이천시 광역소각장에는 50m 레인 8개를 갖춘 국제규격의 수영장이 있다. 600석 규모의 축구장을 비롯해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도 함께 있다.
다음 달 말 시설들이 완공되면 근처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하남시는 시내 곳곳에 있던 하수중계펌프장, 분뇨처리장, 음식물자원화시설 등 혐오시설 6개를 한곳에 모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1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하남시 신장동 5만3000m²의 땅에 복합시설을 짓는다.
모든 시설은 지하에 설치된다. 지상에는 대규모 공원과 체육시설만 조성된다.
하남시 신현선 폐기물관리팀장은 “기존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모든 시설을 지하에 설치하려는 것”이라며 “혐오시설 6개를 하나로 합치는 경우는 지자체 중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도 쓰레기를 하루에 150t씩 태울 수 있는 소각로 2기를 건립 중이다. 2010년 소각장이 완공되면 수영장과 헬스장 등을 갖춘 스포츠 센터를 비롯해 미니축구장 테니스장 분수대 시립어린이집 게이트볼장도 함께 문을 연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