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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여권 뻥 뚫렸다

입력 | 2008-08-07 03:00:00


네덜란드 복제 실험 성공

한국은 25일 첫 발행 예정

9·11테러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도입된 전자여권이 손쉽게 복제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체 실험을 통해 컴퓨터 탐색기로 영국 국적자 두 명의 전자여권 칩을 복제한 뒤 각각 오사마 빈 라덴과 자살폭탄 테러범의 디지털 이미지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 칩은 유엔이 표준으로 삼고 각국 공항에서 사용 중인 전자여권 판독 소프트웨어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예로엔 판 비크 연구원은 칩을 복제하고 조작하는 데는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통해 테러리스트와 조직범죄자의 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고안된 전자여권의 안전성에 치명적 결함이 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국에서는 지난달 28일 각국 주재 영국대사관에 우송될 예정이던 새 여권 및 비자 3000장을 도난당한 사건과 관련해 대규모 전자여권 위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등 각국 정부는 그동안 위조 칩이 판독기에서 국제적으로 공유된 ‘공인 키 명부(PKD)’의 입력코드와 맞지 않아 곧바로 탐지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PKD를 공유한 국가가 아직 10개국에 불과하고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국가에서 만들어진 위조 칩은 판독기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재 45개국에서 약 1억 명이 사용 중인 전자여권은 소지자의 지문, 홍채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생체정보가 마이크로칩에 내재된 여권이다.

한국도 이달 25일 전자여권을 처음 발행할 예정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