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 “민주 거리의 정치 해도 너무해”
한나라당이 8월 중 국회 원 구성을 마치기 위해 민주당에 대한 고강도 압박작전과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
한나라당 박희태(사진)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도 해도 너무한다. 민주당은 거리의 정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소리 나는 곳이면 모두 가서 기웃거리고 있다”고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인사청문회 시한이 지나 정부가 법에 따라 장관 3명을 임명한 것을 갖고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일 선전포고를 했다면 그건 민주당의 마비된 양심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박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민주당을 배제하고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 모임’(이하 선진모임)과 원 구성을 하겠다는 최후의 통첩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나라당은 일단 11일 국회법 개정 특위 개최 및 본회의를 통한 국회법 개정, 12일 상임위원장 선출, 13일 상임위 가동 등의 일정을 마련한 상태다.
이를 위해 8일까지 민주당을 포함한 3개 교섭단체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청와대의 사과를 요구하며 거부한 상태여서 3자 협상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계속 버티기에 들어가면 당초 계획대로 11일부터 상임위 구성을 강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김형오 국회의장이 15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적어도 그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9월 정기국회를 정상적으로 개원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8월 마지막 주에는 원 구성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8개 상임위 가운데 11개 상임위의 위원장 후보를 잠정 확정했다. 운영위는 홍준표, 기획재정위 서병수, 통일외교통상위 남경필, 국방위 김학송, 행정안전위 조진형, 문화체육관광위 고흥길, 보건복지가족위 심재철, 국토해양위 이병석, 정보위 최병국, 예결위 이한구, 윤리위는 정진석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은 선진모임에 정무위원장을 넘겨주기로 잠정 결정했지만 민주당이 맡기로 한 법사위원장을 선진모임에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선진모임에 넘길 경우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법사위는 야당 몫이므로 민주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선진모임에 주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민주당 압박용 카드로 쓸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