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돈을 주려다가 경찰관이 거절하자 귀를 물어뜯은 30대 남자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7일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솔내지구대 김모(44) 경사는 6일 오전 5시 반경 전주시 송천동 일대를 순찰하던 중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 그랜저 승용차 한 대가 송천동 육교 앞 삼거리에서 비상등을 켠 채 중앙선을 넘어 정차해 있었던 것.
음주운전 차량임을 직감한 김 경사는 승용차에 다가가 차 안에서 자고 있던 운전자 박모(35·음식점 경영) 씨에게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관을 보고 화들짝 놀란 박 씨는 그대로 차를 몰아 100m가량 달아났다가 거듭된 정지명령에 결국 차를 세웠다.
박 씨는 김 경사에게 100만 원가량의 1만 원권 지폐 뭉치를 들이밀며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김 경사에게 귓속말을 하는 척하다가 귀를 물어뜯고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그는 또 임신 중인 부인을 현장에 불러 “유산되면 경찰이 책임지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측정한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37%.
귀를 물린 김 경사는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술에서 깬 박 씨는 뒤늦게 경찰관들에게 미안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경찰은 7일 박 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