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관련업무 전담 ‘평생교육진흥원’ 신설… 생애주기 맞춤교육 프로그램 눈길
《끊임없이 학구열을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곳이 있다.
2월 문을 연 ‘평생교육진흥원’이다.
자기에게 필요한 평생교육 기관을 찾거나, 학점은행을 통한 대학교육을 원하거나, 독학으로 학위를 따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이곳을 두드리면 된다.》
○ 평생교육의 모든 것 한자리에
평생교육진흥원은 그동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던 평생교육 관련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신설됐다.
이전에는 한국교육개발원 산하의 평생교육센터와 학점은행센터, 한국방송통신대의 독학학위검정원이 각기 별도로 움직여 평생교육 업무가 제각각으로 진행됐다.
평생교육진흥원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됐던 이들 사업은 물론 교육과학기술부가 담당했던 평생학습도시와 성인 문해(文解)교육 등도 모두 담당하고 있다.
평생교육에 대해 궁금하거나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이곳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 초대 원장은 “선진국일수록 국민들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높고 다양한 재교육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평생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 학점도, 학위도 OK
평생교육진흥원의 주된 업무는 평생교육진흥 종합 계획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진행되는 ‘제2차 평생학습 진흥 종합계획’은 생애 주기에 맞춰 창조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가운데 10주년을 맞은 학점은행제는 올해 상반기에 등록자가 3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혼자 공부해서 국가가 주관한 시험을 통과하면 대학 학위를 딸 수 있도록 한 독학학위제는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에게 새 삶을 찾아주고 있다. 1991년 도입된 독학학위제로 지금까지 1만여 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패션 일러스트계의 거장 김상(65) 씨는 20여 년간 대학 강단에 서며 여러 권의 저서를 남겼지만 학위가 없는 점을 아쉬워하다 지난해 독학사로 가정학 학위를 땄다.
그는 “패션에 대한 동경으로 10대에 이곳에 뛰어들어 전문가가 됐지만 학력의 벽을 절감할 때가 많았다”며 독학학위제에 대한 고마움을 밝혔다.
소외 계층에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도 평생교육진흥원의 중요한 업무다.
매년 10억 원 정도를 들여 장애인과 노인,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학습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해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을 위해 전국의 문해 교육기관도 지원하고 있다.
○ 나만의 ‘공부계좌’가 생긴다
평생교육진흥원은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평생학습 계좌제도 담당한다.
평생학습 계좌제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다양한 학습 결과를 한 곳에서 누적 관리하고 이를 평가, 인정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A 씨가 여러 평생교육기관에서 들은 강의나 다양한 경로로 취득한 학점 등이 평생교육진흥원이 관리하는 A 씨의 계좌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것.
이를 통해 A 씨가 일정 수준 이상의 강의를 들었다는 점이 인정되면 관련된 분야에 취업할 때 인센티브를 주거나 자격증을 줌으로써 공부한 만큼 그에 맞는 결실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장기적으로는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제 등을 평생학습 계좌제에 모두 연계해 개인의 학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평생교육진흥원의 주요 사업▼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지원 및 조사
평생학습 진흥 종합계획 수립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원
평생교육 종사자 양성, 연수
평생교육 기관 간 연계체제 구축
평생교육 종합 정보시스템 구축, 운영
학점은행제, 독학 학위제 운영 등 학점 인정에 관한 사항
평생학습 계좌제 통합 관리,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