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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의 눈]8강서 세계新… 자신감 충천

입력 | 2008-08-11 03:00:00


개인전 7회 연속 우승 기대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전통을 이어준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선수와 해설자로 올림픽 단체전을 숱하게 지켜봤지만 이번만큼 마음이 편했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완벽한 승리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 후배들에게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양궁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일생에 한 번밖에 없을지 모르는 기회이니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 달라”고 말했다.

우리 선수들은 예선 라운드를 나란히 1∼3위로 통과하며 이런 당부를 되레 머쓱하게 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컨디션도 좋아 보였다. 8강 상대였던 이탈리아가 다른 대회 같으면 4강전 이상에서 만났을 강호였지만 이런 상승세 속에서 세계 신기록인 231점을 쏘며 금메달을 예감하게 했다. 240점 만점에서 9점만을 놓친 뛰어난 기록이었다. 특히 박성현은 자신의 8발 중 7발이나 10점 만점을 쏴 믿음직스럽기만 했다.

중국과의 결승은 홈 관중의 열성적인 응원에 천둥 번개와 비로 경기 시작 시간이 50분가량 늦춰지는 돌발 상황까지 나오면서 다소 불안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어떤 흔들림도 없이 평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보통 결승에서는 4엔드 가운데 한 번 정도는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중국과의 결승에서 마지막 남은 한 발까지도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볼 만큼 긴박한 순간이 있었다.

오늘 결승에서는 2엔드를 5점 차로 앞섰고 3엔드에서는 8점 차로 격차가 벌어지면서 이렇다할 고비조차 없었다. 면밀하게 베이징 양궁장의 현지 분위기에 대한 적응 훈련을 거치며 당일 경기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덕분일 것이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개인전에서 7회 연속 금메달 달성의 기대감도 커졌다. 예전 올림픽에서는 개인전을 먼저 했기에 그 결과에 따라 단체전 팀워크에 영향을 미쳤는데 이번 대회에선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스케줄이 된 셈이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 미루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주기를 바란다. 개인전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 소식을 전한 뒤 다함께 축배를 들고 싶다.

이은경 본보 해설위원·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단체전 금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