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우승한 직후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중국의 오성홍기, 미국의 성조기보다 높이 게양된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해외언론 ‘수영계 새 별’ 큰 관심
“10대가 ‘세계를 놀라게 한 승리’거둬
미국-호주 독무대에서 아시아인 돌풍
‘마린 보이’ 박태환(19)이 10일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주요 외신들은 ‘세계가 놀랐다’며 관심 있게 보도했다.
AFP통신은 “10대인 박태환이 세계를 놀라게 한 승리(sensational victory)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AFP는 박태환이 지난해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세계챔피언이 된 데 이어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게 됐다며 그의 경력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AFP는 이번 값진 성과를 앞세워 박태환은 스포츠의류 제조업체 스피도와 2년간 320만 달러에 이르는 후원계약도 했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박태환이 어린 영웅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자라난 차세대 수영 챔피언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AP는 또 “박태환의 우승으로 오랫동안 이 종목을 지배해 온 호주의 전성시대를 끝냈다”고 평했다.
DPA통신은 “미국과 호주가 각종 세계수영대회를 독식하는 가운데 아시아 수영선수들은 그동안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박태환의 우승으로 세계 수영계에 이변이 일어났음을 강조했다. DPA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부정출발 실격,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와 세계선수권 우승 등 박태환의 경력도 자세히 소개했다.
BBC방송은 “박태환은 조국에 첫 올림픽 수영 금메달을 안기기 위해 중국 장린의 최후 공세를 이겨냈다”고 소개했다. 수영의 종주국으로 자부하는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한국의 세계 챔피언 박태환이 호주의 희망 그랜트 해킷을 눌렀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호주의 노병인 해킷은 레이스 초반을 주도했지만 한국의 천재적 소년은 150m 지점부터 치고 나가 250m부터는 몸 절반만큼 계속 앞섰다”고 상세히 전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미국, 유럽, 호주가 세력을 떨쳐온 남자 자유형에서 18세의 새 별이 돌풍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에서 우승한 것은 1936년 베를린에서의 데라다 노보루(寺田登) 이래 첫 쾌거”라고 보도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