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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IB-PB분야 성공 여성임원 3총사

입력 | 2008-08-11 03:10:00


“이브여, 세계는 넓다”

“여성이어서 불이익 받는다는 건 편견”

“여성이라서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어요. 내가 속한 기업이 어딘지, 내가 어떤 경력을 갖췄는지 등이 사회생활에서 더 중요했죠.”

미래에셋증권 투자금융본부 위민선 이사는 여성 임원으로서 겪은 어려움이 무엇인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금융권 경력만으로 이사가 된 여성은 위 이사와 한국투자증권 PB본부 박미경 상무, 동양종금증권 IB본부 최선희 이사 등 3명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여성 임원이 드문 이유를 “주식매매 영업에 주력해온 한국의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한 남성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세 여성 임원의 얘기는 달랐다. 이들은 “여성 차별 때문이라기보다 여성 지원자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것.

○ 성별아닌 실력으로 승부

“IB는 아이디어 싸움이기 때문에 성별과 무관하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

올해 초 IB 부문 임원이 된 최 이사는 “IB는 부동산, 원자재 등 비(非)금융 분야를 금융 상품으로 만들어 수익을 내는 사업”이라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한 발 앞서 상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블루 오션’에 뛰어들어 수익을 낸 사례로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때 동양종금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경험을 들었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가 인수금융에 나서는 일은 드물었다. 최근에 그는 에너지 시장 쪽을 눈여겨보고 있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는 중요하다.

한국투자증권의 프라이빗뱅킹(PB)사업을 총괄하는 박 상무는 최근 고객이 투자한 상품의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지는 제도를 새로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VIP 고객들이 화랑에 자주 들른다는 점에 착안해 VIP 고객을 대상으로 ‘아트 펀드’를 판매하자고 제안한 것도 박 상무였다.

○ “불편함 극복 노하우 개발해야”

직장에서 ‘홍일점’ 이사로 겪어야 하는 다소의 불편함을 극복한 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증권업계보다 여성 임원이 먼저 나온 외국계 은행 등의 여성 임원들과 친분을 쌓고 조언을 구했다.”(박 상무) “성별, 직급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동등한 ‘파트너’로 여기며 사회생활을 했다.”(위 이사)

하지만 이들 세 여성 임원은 “여성이어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증권업은 철저히 개인의 능력에 따라 ‘몸값’이 오르는 몇 안 되는 분야”면서 “증권업에 올인(다걸기)할 수 있는 많은 여성 후배의 도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