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교사와 교육청 장학사 등 100여 명이 사재를 털어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운다.
광주청소년교육원(이사장 문병회 대동고 교사)은 중학교 과정의 대안학교인 가칭 ‘용정중학교’를 9월 1일 개교하기로 하고 폐교인 동구 소태동 옛 지원초교를 교육청에서 임차해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이들이 대안학교 설립에 나선 것은 의무교육인 중학교 과정은 퇴학 제도가 없어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학교를 옮겨 다니는 일이 잦고 학교의 기피현상도 심하기 때문이다.
문병회(55) 이사장은 “매년 광주시내 중학생 900여 명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된다”며 “학생 선도와 인성교육의 절실함을 느껴 현직 교사들이 추축이 돼 대안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존 학교에 원적(原籍)을 두고 짧게는 6개월에서 졸업할 때까지 이곳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 최소 1학기를 다닌 뒤 원적 학교로 복귀할 수 있고 남을 수도 있다. 정원은 학년별로 20여 명씩 60명 정도.
교육과정은 입시 위주가 아닌 연극, 독서탐구, 예체능, 농업 교육 등 체험형 인성교육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들은 개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월 1만 원씩 낸 회비와 익명의 독지가가 낸 7000만 원을 보태 지난달 사단법인 광주청소년교육원을 설립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용정중학교의 교육과정이 학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