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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그루지야 ‘베이징 전쟁’…女공기권총 나란히 은-동

입력 | 2008-08-11 08:58:00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스포츠 충돌’이 벌어졌다. 대포와 항공기로 상대 영토를 공격한 뒤 얼마 뒤에 일어난 전쟁이다.

남오세티야를 둘러싼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무력충돌이 일어난 지 사흘째인 10일 오전 베이징 사격관에서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결승에서 양 국가 선수들이 맞붙었다. 결과는 러시아 나탈리아 파데리나 은메달, 그루지야의 니노 사루크바체가 동메달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그루지야 선수단의 올림픽 잔류가 결정된 뒤 치러진 첫 경기로 주목 받았다. 양 국의 교전으로 남세오티야 주민 20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루지야 정부는 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 35명의 철수를 검토했다.

하지만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선수단의 올림픽 잔류를 결정했고 이 방침이 나온 뒤 열린 공기권총 경기에서 공교롭게도 분쟁 상대국인 러시아와 대결을 펼쳤다.

그루지야 대표팀의 기오르기 차니시빌리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현재 베이징에 머물고 있든 영부인이 선수촌을 직접 방문해 선수단과 만나 전달했다. 그루지야 선수단은 더 높은 열정과 결단으로 올림픽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충돌에 세계인들의 눈이 모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그루지야 선수들은 13일 비치발리볼 대회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다.

한편 올림픽 개막식 참관 차 베이징에 머물던 각국 정상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분쟁지역인 남오세티야 국경 인근으로 향했다. 베이징에 체류 중인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도 “폭력 사태 전인 8월 6일로 돌아가 달라”는 뜻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