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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마와 리’ 임원희 “용평서 알프스 촬영…대놓고 뻥”

입력 | 2008-08-13 00:36:00


‘다찌마와 리’는 2000년 인터넷용 단편으로 제작돼 129만 조회를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의도적인 어설픈 설정, 귀에 착 감기는 구어체 대사. 임원희, 류승범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그리고 8년 만에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부제를 달고 극장에서 부활했다. 단편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28억원의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돼 제작사의 말을 빌리면 ‘솟구치듯 몰아치는 파워! 필생의 대액션!’이 완성됐다.

그리고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주인공. 또 한번 제작사의 숨차도록 긴 소개를 빌리면 ‘여심을 사로잡는 호방한 외모, 박력 있는 성품, 듬직한 성심, 정의로운 태도, 아끼는 말수, 진지함 속에 오묘하게 녹아드는 유머와 순진한 미소의 미남 다찌마와 리!’ 임원희도 함께 했다.

임원희와 다찌마와 리, 얼굴은 똑 같이 생겼지만 극과 극 정반대의 성격. 8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만담을 인터뷰로 대신한다. 개봉박두.

임원희(이하 임): “안녕하세요. 임원희입니다. 오랫동안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류승완 감독이 꼭 만나게 해준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8년이 흘렀네요”

다찌마와 리(이하 리): “우리 사이에 굳이 통성명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사실 인터넷 단편은 좀 아쉬웠어. 나만의 이 오묘한 매력을 발산하기에 너무 짧았거든. 영화는 아주 좋았어! 왜냐고? 나 좋다는 여자만 세 명이잖아 그것도 박시연, 공효진, 황보라 모두 아름다움이 넘치는 여배우고 하하하”

임: “그럼 뭐합니까. 키스 신 한번 없는데. 감독한테 그랬어요. 아 이건 좀 심하다. 상대여배우가 3명이나 되는데...”

리: “사랑은 꼭 입을 맞추며 확인하는 게 아니야. 그리고 우리 때는 키스 신 한 번 하면 난리가 났어. 요즘으로 치면 올 누드 파격 베드신 정도? 근데 어쩜 그렇게 우리 시대 말투를 잘 연기한거야? 이거 이거 허장강 같은 왕년의 명배우 못지 않아”

임: “끈적끈적한 목소리 연기하려고 옛날 영화 얼마나 많이 봤는데요. 한번 해본 연기라서 쉬울 줄 알았는데 인터넷 때 그 느낌이 안 나와 당황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옛날 대 선배들은 어떻게 그렇게 하셨는지…, 100% 후시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습니다. 녹음실 들어가는데 지옥행 급행열차 타는 기분이었어요.”

리: “근데 모두 자기 목소리로 연기한거야? 옛날 우리 때는 성우들이 많이 했는데”

임: “박시연, 공효진까지 모두 자기 목소리로 했어요. 그래서 더 실감나는 것 같고, 찾아 봤더니 예전 선배들도 자기 목소리로 녹음한 경우가 많더군요. 류승범이 보여준 명연기 “이 새끼 새끼 새끼 쌔끼야”도 허장강 선배님의 전매특허였습니다. 허장강 선배님도 거의 대부분 작품을 직접 녹음하셨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리: “뭐 나 같은 대 스타에게 당연한 거지만 이번 영화 특히 해외에서 촬영이 많아서 좋았어. 덕분에 스위스 알프스도 가보고. 그 유렵과 아시아 오가는 호화열차 있잖아. 오리엔탈 특급이라고, 제임스 본드가 즐겨 탔지 아마?”

임: “그거 사실 다 한국잖아요. 만주 벌판은 영종도에서 찍었는데 한 겨울에 바닷바람이 어찌나 거세던지 만주보다 더 추웠어요. 알프스도 용평스키장이었는데 웃기죠? 하하하”

리: “그래 정말 다 한국이었어? 어쩐지 눈에 익는다 했어. 흑룡강이랑 압록강은 사실 나도 의심이 가기는 했지. 뒤에 아파트도 있고 버스도 지나가더라고. 그럼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과 펜실베이니아의 목장은 어디서 찍은 거야?”

임: “비밀입니다. 어차피 관객들이 보시면 다 알 텐데요. 제 입으로 말하기도 좀 부끄럽습니다.(키득키득) 그런 그렇고 외국어는 언제 공부한거에요? 정말 잘하시던데요.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에 영어까지 정말 대단합니다.”

리: “우리 때는 4개 국어가 기본이었어. 중국어 실력? 우리 사람 중국말 잘한다 헤~, 일본어? 하이! 일본말도 잘하무니다. 영어? 잉글리 혀 잘 쿨리쎄요. 어때? 이 정도는 해 줘야지 절대미남 스파이 다찌마와 리라고 할 수 있지 하하하”

임: “얼마나 외국어를 잘 하시던지 통역이 필요 없더라고요. 자막이 없어도 관객들이 영어랑 중국어, 일본어 모두 다 알아듣겠어요. 근데 관객들이 우리영화 재미있어 할까요?”

리: “걱정 마. 이 영화는 한번 빠지면 중간에 내릴 수 없는 급행열차야! 뭐, 대 놓고 뻥 때리는 게 싫다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 도 있겠지. 하지만 관객들이 한번 빠져줬으면 좋겠어. 어디에? 물론 이 다찌마와 리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넘치는 매력이지 하하하”

임: “해어질 시간입니다. 우리 또 다시 만날 수 있겠죠?”

리: “그건 관객들이 정해주겠지. 생각해봐 흥행이 잘 돼야 류승완 감독이 또 만들겠지. 다만 소원이 있다면 다찌마와 리가 한국형 슈퍼히어로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어. 미국은 얼마나 많아. 근데 우리나라는 강철중 혼자 지키고 있잖아. 전 세계에서 우리만 만들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우리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다찌마와 리’야”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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