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국자의 신경은 좌하 귀에 쏠려 있다. 귀에 붙여둔 흑 한 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인데 그 타이밍이 중요하다.
백으로선 뒷맛을 없애고 싶지만 가일수하면 발이 늦다. 흑도 당장 움직이기는 부담스럽고 주변 여건을 보고 결행하려고 한다.
안조영 9단은 백 40으로 쳐들어간다. 이쪽 흑 집을 그냥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흑 57까지의 진행은 서로 불만 없는 공방이고 백 58이 적절한 깊이의 삭감. 바둑이 약간 단조롭게 흘러간다. 이런 흐름의 바둑은 팽팽한 형세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끝내기에서 승부가 결정 나는 경우가 많다. 끝내기를 잘하는 안 9단이 좋아하는 유형이다. 흑과 백 돌의 형태가 모두 단단해서 손을 댈 만한 곳이 없다.
이현호 초단은 반상을 한참 응시하더니 흑 59로 좌하 귀 한 점을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이곳이 아니면 뭔가 흐름의 반전을 이끌어 내기 힘들다.
백 60이 강수인데 검토실의 비판을 받았다. 참고도 백 1, 3으로 둬 실리를 확보해야 했다는 것. 이 초단의 눈초리가 사나워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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