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10명 이하 상시근로자를 고용한 소상공인의 절반이 신용카드 매출액의 3.0∼4.0%를 수수료로 물고 있다. 소상공인의 추정 영업이익률이 약 4%이므로 이익과 비슷한 금액이 카드 수수료로 나간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소액도 카드로 지불하거나 현금영수증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소상공인들이 내는 세액이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자영업자들로서는 불경기에 세금까지 늘어 어려움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카드업체들은 작년 11월 정부의 권유에 따라 연간 매출액 4800만 원 미만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최고 4.5%에서 2.0∼2.4%로 낮췄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5월 실태검사 결과 2.0∼2.3%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한달 매출이 400만 원 미만인 영세업소는 카드 매출이 많지 않아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청도 5월 소상공인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 인하 효과가 0.19%포인트에 그쳤다고 밝혔다.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힘들여 번 돈이 카드 수수료로 다 나간다고 입을 모은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국회에서 “가맹점 규모에 따라 카드 수수료가 차이 나는 것은 시정할 부분”이라며 작년 수수료 인하의 실제 효과가 미미했음을 인정했다.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5월 업계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만 무성했던 지난 정부처럼 현 정부도 실질적으로 수수료를 낮출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수수료에 정부가 왜 개입하느냐”고 반발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대형유통업체에 비해 영세업자들이 2배 이상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신용카드 결제전표를 카드발급사가 독점적으로 매입하는 구조가 수수료 인하를 가로막는다”면서 “미국 호주 등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카드 발급사와 전표 매입사를 분리해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금융위원회와 한나라당은 영세 상인들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해법을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