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기적’이여 다시 한번….
한국은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본선 좌절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짜릿한 기억이 있다.
한국은 1승 2무 1패로 본선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었다. 마지막 경기인 북한과의 맞대결에서 이기더라도 2승 1무 1패의 일본이 이라크를 누르면 본선 티켓은 일본의 몫이었다.
그런데 당시 한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북한을 3-0으로 이겼고 반면 일본은 한 수 아래 이라크에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2-2로 비겨 한국이 골득실에서 앞서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13일 오후 6시 중국 상하이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D조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그런 기적을 다시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1무 1패로 이탈리아(2승) 카메룬(1승 1무)에 이어 조 3위가 돼 자력으로는 8강에 오를 수 없다.
한국은 온두라스를 잡고 이탈리아가 카메룬을 꺾어 카메룬과 1승 1무 1패로 동률이 돼 골득실 차를 따지고 올라가는 경우의 수밖에 없다.
현재 골득실 차(카메룬 +1, 한국 ―3)에서 크게 뒤져 있어 2패로 이미 8강 진출이 좌절된 온두라스를 큰 점수차로 이기고 같은 시간 톈진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카메룬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이 온두라스를 꺾는다 해도 카메룬이 이탈리아를 이기거나 양 팀이 비기면 한국팀은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이탈리아가 카메룬에 질 경우 조 2위가 돼 C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을 만날 수 있어 브라질을 피하기 위해 카메룬 경기에 전력을 다할 것이란 기대가 한국으로선 유일한 위안거리다.
월드컵을 다섯 차례나 제패하고도 올림픽에서는 한 번도 금메달을 걸어보지 못한 브라질은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호나우지뉴(AC 밀란)를 불러들이는 등 올림픽 첫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이탈리아로선 기피 대상이다.
박성화 감독은 “포백의 양쪽 수비들을 측면 공격에 적극 가담시켜 최대한 많은 골을 낚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예고했다.
상하이=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