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인 8일까지 온라인장터(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수 맞히기’ 행사 응모를 받았습니다.
2만 원 이상 물건을 산 고객이 박 선수의 금메달 수를 맞히면 구입 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행사였습니다. 금메달 1개를 선택한 고객이 정답을 맞힌다면 구매액 10%를 돌려주고, 2개는 30%, 3개는 100%를 포인트로 환급해 준다는 겁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면 이 같은 할인 또는 경품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해당 회사가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은 손해보험회사에 상금보상보험(컨틴전시 보험)을 들어두기 때문에 그 비용을 혼자 부담하지 않습니다.
최근 한 백화점은 한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12개 이상 따면 경차 88대를 고객에게 주는 경품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백화점이 금메달 수가 12개 이상 되면 보험사에서 9억 원을 받기로 하고 2억5000만 원의 보험료를 냈다고 생각해 봅시다.
금메달이 12개 이상 되면 보험사가 6억 원 넘게 손해를 본다고요? 아닙니다. 보험사는 받은 보험료의 80% 정도를 재보험 회사에 주고 보험금을 물어야 할 일이 생기면 약 7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이 12개 이상 금메달을 목에 걸면 백화점은 경차 88대 비용에서 6억여 원을 절감하고, 보험사는 1억여 원 손해, 재보험사는 5억여 원을 손해 보게 됩니다. 반대로 12개 미만이 되면 백화점이 낸 2억5000만 원 중 보험사가 5000만 원을, 재보험사가 2억 원을 챙기게 됩니다. 보험사가 보험금의 30% 정도를 보험료로 받았다는 건 한국이 금메달 12개 딸 확률을 그 정도로 본 것입니다.
박태환 선수 관련 이벤트에 상금보상보험을 판 보험사가 금메달 2개 획득 가능성을 어떻게 예상했을지 궁금합니다. 해당 회사와 보험사에는 부담이 되더라도 박 선수가 남은 자유형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류원식 경제부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