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식 여론조사
“대한민국 역사 자랑스럽다” 20대이하 72.9%로 가장 높아
“최고의 정치지도자 박정희” 56% “경제는 정주영” 49.6%
가까이 할 나라 美 49.8 中 22.9%… 盧정부땐 中 - 美 순
‘박정희와 정주영.’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정부수립 60주년과 광복 63주년을 맞아 실시한 국민의식 여론조사 결과 절반 안팎의 응답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최고의 정치지도자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최고의 경제지도자로 꼽았다.
○ 국제 위상…스포츠, 과학기술, 예술문화의 순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의견(64.9%)은 올해 3월 30일 조사 결과(53.9%)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특히 20대 이하 응답자의 72.9%가 ‘자랑스럽다’고 답해 다른 연령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 눈에 띄었다. 또 여성(67.6%)이 남성(62.1%)보다 더 자랑스럽게 여겼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만족도는 화이트칼라(63.2%)와 학생(62.5%)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분야별 국제적 위상에 대한 항목에선 스포츠 분야에서 ‘높다’고 평가한 응답자가 67.2%로 나타나 스포츠 수준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과학기술 수준의 국제적 위상에 대해서도 60.0%가 ‘높다’고 봤다. 예술문화 수준은 ‘높다’는 평가가 34.4%였다. 군사력 수준에 대해선 30.0%, 경제적 위상에 대해서는 27.9%가 각각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치 분야의 국제적 위상에 대해서는 ‘높다’가 8.9%에 불과했다. 오히려 ‘낮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8.5%에 달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른 분야들에 비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정치지도자는 박정희, 경제지도자는 정주영
‘독재 대통령’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 60년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발전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정치지도자로 응답자의 56.0%가 박 전 대통령을 꼽았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11.0%), 김구 선생(3.9%), 이승만 전 대통령(2.6%), 노무현 전 대통령(2.5%), 전두환 전 대통령(0.7%), 김영삼 전 대통령(0.5%) 등의 순이었다.
1998년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실시한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신적 지도자’로 박 전 대통령(37%)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김구 선생(34.6%), 김수환 추기경(13.8%), 김대중 전 대통령(3.8%)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선 ‘경제 발전에 가장 기여한 정부’를 묻는 문항에서도 응답자의 78.2%가 박정희 정부를 꼽았다.
특히 40대 이상(84.4%), 대구·경북 거주자(84.6%), 자영업자(86.3%)의 80% 이상이 박 전 대통령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그 다음은 김대중(6.7%) 전두환(4.0%) 노무현(3.4%) 이승만(0.9%) 김영삼(0.6%) 노태우 정부(0.3%) 등의 순이었다. 호남지역 응답자의 22.6%는 김대중 정부를 꼽았다.
‘정치 발전에 가장 기여한 정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4%가 박정희 정부를 선택했다. 특히 50대 이상의 70.1%, 대구·경북 거주자의 68.4%가 높은 점수를 줬다. 그 다음은 김대중(13.9%) 노무현(11.1%) 이승만(2.7%) 김영삼(2.4%) 전두환(1.7%) 노태우(0.7%) 장면 정부(0.4%) 등의 순이었다.
한편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경제인’으로 응답자의 절반인 49.6%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선택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11.4%)과 그의 부친인 이병철 전 회장(8.5%)이 2위와 3위에 올랐다.
○ 미국과 가까이, 통일은 천천히
‘국익을 위해 가까이 해야 할 나라’로 응답자들은 미국(49.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국(22.9%) 북한(9.3%) 유럽연합(8.5%)이 뒤를 이었고 독도 분쟁 등의 영향으로 일본은 3.3%에 그쳤다.
미국 중시론은 50대 이상에서 67.8%로 조사됐지만, 30대에서는 31.5%에 그쳤다. 30대 응답자는 오히려 중국(30.3%)과 북한(12.3%)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5월 실시한 국가별 선호도 조사에선 미국 22.8%, 중국 28.0%였다.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사회 경제적 여건을 보면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54.8%로 절반을 넘었다. 또 “남북이 평화관계를 유지하면서 두 개의 국가로 공존하자”는 응답이 28.4%로 나타났다.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통일하자’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이 같은 응답은 지역 소득 연령별로 큰 격차 없이 대체로 고르게 나왔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