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특한 도사’ 행세를 하며 3년여 동안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일삼으며 무려 19억여 원을 뜯어낸 가짜 승려가 덜미를 잡혔다.
변모(55) 씨는 7세 때 부모를 잃고 인천 강화도의 한 사찰에서 생활하며 ‘태백산에서 수년간 입산수도한 영특한 도사’란 소문을 내며 새벽기도를 온 여성 신도를 기(氣) 치료 명목으로 간음한 뒤 금품을 가로채 왔다.
한 차례 교도소 생활을 하고 나온 그는 2005년 6월엔 승복을 차려입고 “태백산 토굴에서 수년간 수행을 하다가 부처님이 방향을 제시해 찾아왔다”며 A(60·여) 씨가 세운 개인 사찰을 찾아가 이 사찰에 머무르며 주지로 행세했다.
변 씨는 A 씨에게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운명이어서 지신제를 지내야 한다”며 제사를 지내는 시늉을 하다가 성폭행한 뒤 이를 빌미로 무려 15억9000여만 원을 뜯어냈다.
그는 이 밖에도 3명의 여성 신도를 성폭행했고 “네 몸에 나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며 이들을 속였다. 그는 글을 몰라 불경을 읽을 수도 없고 염불도 할 줄 모르지만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자만의 염불’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은석)는 변 씨를 공갈, 강간 등 10개 혐의로 14일 구속기소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