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에 흔들린 金시위…4년후 런던 겨냥
주현정(26·현대모비스)은 올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4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제2차 월드컵이 첫 국제경기였다. 주현정은 “올림픽은 남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다”고 했다.
남들 같았으면 활을 내려놓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주현정을 베이징으로 이끌었다. 베이징까지 대표팀을 응원 온 한국의 실업양궁팀 지도자들은 “(주)현정이는 며느리감 1순위”라고 입을 모았다.
S라인도 그리웠지만 올림픽을 위해 살을 찌웠다. 주현정은 “실업 초년생 시절보다 체중이 7-8kg 가량 불었다”고 했다. 김경욱 해설위원은 “(주)현정이가 몸이 탄탄해져 화살이 강하게 날아간다”고 했다. 그러나 그 힘찬 화살도 비바람만큼이나 거센 중국 응원단의 몰상식한 야유를 뚫지는 못했다.
주현정의 8강전 상대는 장주안주안(중국). 1대1의 싸움이 아니었다. 중국 관중들이 훼방꾼으로 나섰다. 주현정이 활시위를 당길 때마다 계속 소리를 질렀다.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까지 있었다.비바람까지 겹치며 주현정의 화살은 골드를 비켜갔다.
주현정의 밝았던 표정은 굳어졌다. 결국 오성홍기의 엇나간 중화주의는 4년을 바친 한 선수의 메달 꿈을 앗아갔다. 하지만 주현정의 화살은 “오늘을 계기로 더 큰 꿈을 갖게 됐다”며 4년 뒤 런던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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