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양성반응… 은-동메달 박탈
북한 사격의 간판스타 김정수(31·사진)가 금지약물 복용의 ‘오발탄’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지젤 데이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15일 “김정수가 도핑테스트에서 베타 차단제(beta-blocker)의 일종인 프로프라놀롤 양성 반응이 나타나 2개의 메달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김정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동메달을 차지했고 50m 권총에서는 진종오(KT)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10m 공기권총 동메달은 미국의 제이슨 터너에게, 50m 권총의 은메달과 동메달은 탄쭝량(중국)과 블라디미르 이사코프(러시아)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번 올림픽에서 도핑 양성반응으로 메달이 박탈된 것은 김정수가 첫 사례.
김정수의 샘플에서 검출된 프로프라놀롤은 교감신경 억제제의 하나로 고혈압, 협심증, 심장 부정맥에 효과가 있다. 사격이나 양궁 같은 종목에서 긴장 완화와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금지약물이다.
IOC 의무분과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복용한 혐의가 짙다”고 지적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세 차례나 진종오와 시상대에 나란히 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김정수는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강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국제사격연맹(ISSF)의 자격정지까지 받을 수 있어 자칫 선수 생명이 끊길 위기를 맞았다.
김정수는 불복 절차를 밟을 수도 있지만 소변 샘플(A샘플, B샘플) 가운데 A샘플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 재심 요구에 따라 B샘플을 검사해도 결백이 드러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그에게서 검출된 약물은 체내에서 자연 발생할 가능성이 0%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