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이승엽(31.요미우리)의 방망이가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으나 심각한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승엽은 16일(한국시간)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리그 4차전(일본)에서도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특히 8회에는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대표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장 곳곳에서 “이승엽 맞아?”, “요미우리에서랑 다를 게 없네”라는 말이 흘러 나왔다.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데다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어 큰 기대를 걸었지만, 이승엽의 출전은 오히려 대표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른 타자들의 맹타와 투수들의 호투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 대표팀은 4번타자 이승엽의 부진에도 연승행진을 펼치며 4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대표팀이 좀 더 활발한 공격을 펼쳐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승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2008년도의 이승엽은 정상이 아니다. 큰 부상이 없는 상태에서 시즌 타율이 2할이 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지적을 받았던 ‘발레스윙’이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네임밸류’와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으로 4번타자를 지키고 있지만, 이승엽을 선발라인업에서 과감하게 제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정근우가 맹타를 휘두르면서 중심타선에 합류했다. 4, 5번은 타격감이 괜찮은 김동주와 이대호로 해결하면 된다. 7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진영도 중심타선에 배치 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만큼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이승엽의 빈 자리는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날린 김현수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안 풀리는 선수를 계속해서 고집할 필요는 없다.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중용하는 것이 올림픽메달로 가는 지름길이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