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을 제외한 대부분의 통신업체가 급여나 직원 수를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는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한 데다 과도한 가입자 확보 비용(보조금) 지출로 수익성 악화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7, 2008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은 올해 들어 직원 수와 1인당 평균 임금이 소폭 오른 반면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KTF, LG텔레콤 등 나머지 통신업체들은 인력이 줄거나 임금이 감소했다.
KT는 6월 말 현재 총 직원이 3만6400명으로 1년 전보다 2.1%가 줄었고, SK텔레콤은 4507명으로 1.4% 증가했다. 두 회사의 직원 1인당 상반기(1∼6월) 평균 급여는 지난해 2568만 원과 2900만 원에서 올해는 2679만 원과 3100만 원으로 올랐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222만 원과 400만 원 정도 오른 셈이다.
반면 KTF와 LG텔레콤 직원이 상반기 동안 받은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2840만 원과 2359만 원에서 올해는 2763만 원과 2281만 원으로 2.7%, 3.3%씩 감소했다.
특히 LG텔레콤의 경우 2005년 상반기에 직원 1인당 2467만 원씩 받은 것에 비하면 3년 만에 7.5% 삭감됐다.
비교적 연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하나로텔레콤도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상반기 급여액이 지난해 3122만 원에서 올해 3007만 원으로 3.7% 줄었다.
개인정보유출 사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아 최근 40일간 영업을 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 직원들의 하반기(7∼12월) 급여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LG데이콤 직원들은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월평균 10여만 원 급여가 올랐지만 1년 사이 44명의 동료가 직장을 떠났다.
한편 6개 통신사 전체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평균 2705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684만 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총직원은 1년 동안 1.2% 줄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정체기를 맞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지 못한 데다 ‘출혈 경쟁’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내부 비용을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