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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내 물전쟁 일어날 수도”

입력 | 2008-08-18 02:55:00



■ 세계미래회의가 그린 ‘2025년 지구’

지구촌 인구 3분의 2가 물부족 시달려

담수화산업 등 한국기업엔 새로운 기회

자원확보 위해 북극서 3차대전 관측도

“2025년 주요국의 북극 쟁탈전이 시작된다. 현금은 사라지고 로봇 등 인간이 아닌 존재의 의사 결정이 늘 것이다. 세계 인구의 3분의 2는 물 부족을 겪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세계 미래연구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2025년 세계의 모습을 그린 올해 세계미래회의 주요 논의 결과와 시사점을 소개했다.

세계미래회의는 앨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이 1966년 설립한 비정부기구(NGO)로 미래 예측과 미래 트렌드 등을 연구하는 단체. 매년 미래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래의 변화상을 전망하고 있다. 올해 회의는 지난달 30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 인공로봇에 의한 의사결정 증가

이 회의는 물 부족으로 물 값이 원유 가격만큼 올라 10년 안에 물 전쟁(Water War)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67억 명(2007년 7월 현재)에서 91억∼92억(유엔 추산) 명에 이르는 등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2025년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 20세기에 석유를 둘러싸고 전쟁이 빈발했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물 전쟁이 석유 전쟁을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물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관련 산업 역시 확대되면서 한국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유럽은 노후화된 수로 전기 철도 등을 교체하는 ‘미래도시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앞으로 주민들이 200년간 소비할 물의 최대 20%를 생산할 수 있는 담수화(바닷물을 정수하는 것)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는 이 밖에도 2025년의 사회적 변화상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사회 각 분야에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인공지능 로봇 등 인간이 아닌 존재(nonhuman entities)들이 재정과 의료, 교육, 정치 결정 등 각종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5년 안에 화폐 위조가 보편화되면서 신용카드와 같은 결제 수단이 현금을 대체하는 ‘현금 없는 사회’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달로 1인 매체, 1인 방송국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박영숙 세계미래회의·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올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도 핵심 이슈였다”고 전했다.

지구온난화로 태풍이나 지진해일(쓰나미) 등 대규모 자연 재해가 빈발하면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동시에 댐 폭파나 핵발전소 사고, 인공 지진 유발 등 자연재해를 위장한 새로운 형식의 테러가 등장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는 것.

이번 회의에서는 또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극지방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북극 지방이 미래의 분쟁 지역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이미 북극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제3차 세계대전이 북극에서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박 대표는 “탄소배출권 거래가 시작되면 몇 년 뒤 기후로 돈을 버는 시대가 온다”면서 “앞으로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신성장산업을 부흥시키는 사람이 정치 지도자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