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발중 죽은 친구 이름 손목밴드에 새겨…
“아브디의 낡은 손목 밴드를 보면서 그의 심장을 느껴라.” 뉴욕타임스는 2008 베이징올림픽 1만m 경기(17일)에 출전한 아브디 아부디라흐만(31·미국·사진)의 마라톤 친구를 잃은 사연을 소개했다. 아부디라흐만은 항상 손목에 친구의 이름‘라이언 쉐이’가 새겨진 밴드를 차고 있다. 친구가 죽기 전에 남긴 “너 자신을 믿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베이징에 와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목 밴드를 풀지 않았다.
아부디라흐만의 친구 라이언 쉐이는 그와 같은 마라톤 선수다. 지난 11월 미국 올림픽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마라톤 대표선발전 중, 스물여덟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심장병이 그 이유였다.
쉐이는 아부디라흐만이 힘들 때마다 자신감을 돋워준 친구였다. 2006년 쉐이가 마라톤 선수 알리샤(26)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할 때까지도 그들은 막역지우였다. 아부디라흐만은 반 년 동안 쉐이 부부와 함께 살았다. 셋이 함께 달리고 서로를 응원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쉐이가 달리기 도중 세상을 떠나고 부부의 올림픽 꿈은 사라졌다. 알리샤는 슬픔을 극복하려 했으나, 충분히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올림픽 출전의 꿈도 접어야했다.
아부디라흐만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죽은 친구와 그의 부인을 위해 달려야 했다. 그가 손목에 찬 밴드는 그가 막역지우인 쉐이를 절대 잊지 않았다는 의리의 증거품이다.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 했던 친구를 위해서, 친구 때문에 꿈을 접은 친구의 아내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셋이 달렸다. 지난 7월 육상대표팀 선발전에서 27분 16초 99의 기록으로 1만m 출전권을 따낸 아부디라흐만. 3인 2각이 만든 기록은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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