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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무대 ‘스포트라이트’ 즐기는 88둥이들

입력 | 2008-08-19 03:01:00


윙크 용대

튀는 기춘

배짱 광현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는 이용대, 멋진 오빠를 자처하는 왕기춘, 겁 없는 강속구 김광현….

거침없다. 자기주장이 강하다. 그러나 속 빈 강정은 아니다.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책임질 신세대 대표 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올해 스무 살.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태어났다.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는 1988년생이 많다.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 야구 김광현, 핸드볼 김온아, 사격 이호림, 태권도 손태진, 수영 정슬기 등 16명에 이른다.

이들은 밝고 자기표현에 거침이 없다. 이용대는 금메달을 딴 직후 눈물을 터뜨리던 선배들과는 달리 귀여운 윙크로 기쁨을 표시하며 신세대다운 발랄함을 보였다.

왕기춘은 튀는 미니홈피로 눈길을 끈다. 스스로를 ‘캐간지 춘이 오빠’로 표현하고 있다. ‘캐간지’란 신세대들이 ‘무척 멋있다’는 뜻으로 쓰는 은어. 왕기춘은 선수단 출범식 때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원더걸스’의 ‘텔미’를 부르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들은 거칠 것 없는 자신감을 무기로 삼는다. 야구 대표팀 에이스인 김광현은 왼손 강속구와 함께 두둑한 배짱으로 유명하다. 때론 지나치게 과감한 투구로 안타를 맞기도 하지만 두둑한 배짱은 최고의 자산이다. 프로야구 데뷔 첫해인 지난해에는 지고 있을 때도 항상 마운드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때문에 주위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 막내 김온아는 아줌마 선수들이 주름잡고 있는 팀 내에서 가장 과감한 공격수로 꼽힌다. 그는 조별 리그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를 상대로 날카로운 득점력을 선보이며 극적인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김온아는 “올림픽에 출전해 너무 신난다”며 부담감 보다는 즐거운 표정을 보였다.

이들은 개성과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목표에 집중한다. 이용대의 미니홈피에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왕기춘의 미니홈피에는 “노력해라. 어찌 됐건 노력해야 뭐가 돼도 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는 “국력 신장의 자신감을 갖게 된 서울 올림픽 이후 자라난 신세대들은 한민족 고유의 한 맺힌 분위기와는 달리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지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같은 기백으로 약관(弱冠)의 나이에 이미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영상취재 : 베이징 = 신세기 기자


▲ 영상취재 : 베이징 = 신세기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