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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탄환 불발…13억이 울었다

입력 | 2008-08-19 08:40:00


‘올림픽 2연패 도전’ 류시앙 부상 110m 男허들 출발 앞두고 기권

13억 인구가 사랑했던 영웅도 부상을 피해갈 수 없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110m 남자 허들에서 올림픽 2연속 금메달을 노리던 중국 육상 스타 류시앙(25)이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했다.

류시앙은 18일 베이징 궈자티위창에서 열린 이 종목 예선 6조 2번 레인에서 스타트를 할 예정이었지만 5번 레인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네덜란드)의 부정 출발로 한 차례 지연된 뒤 2차 출발을 앞두고 돌연 경기를 포기했다.

농구 스타 야오밍(휴스턴)과 함께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선수로 각광받고 있는 류시앙이 기권하자 중국 언론들과 각종 외신들은 이 소식을 전 세계에 실시간 속보로 타전했다.

왕웨이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부회장이 직접 “중국 팬들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힐 정도로 중국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있다. 펑슈용 중국 육상대표팀 감독과 순하이펑 코치도 체통을 지키지 못하고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일단 류시앙의 기권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 라인에서 허벅지를 움켜쥐고 고통스런 표정을 짓던 류시앙은 이틀 전인 16일 훈련 도중에도 통증을 호소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았다. 이미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현지에서 내놓는 부상 부위도 제각각이다. 중국 육상계가 오른 발목과 아킬레스건을 지목한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는 햄스트링(허벅지 근육통)과 발 뒷꿈치를 다쳤다고 전했다.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심적 압박감도 또다른 이유로 보인다. 중국 대표팀은 ‘부담감으로 류시앙이 레이스를 포기했다’는 시선을 부정하고 있지만 순하이펑 코치는 “그의 부상이 6∼7년 정도 지속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적 기대감 때문에 부상을 참고, 연습할 정도였다면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류시앙이 받았을 고통은 충분히 이해된다. 이에 대해 류시앙은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류시앙의 레이스 포기는 올림픽 관련 마케팅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언론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그를 광고 모델로 삼아 대대적 선전을 벌인 다국적 대기업들이 저마다 손익을 계산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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