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모두 금메달을 딴 세계 최정상 선수들은 "엄마!"를 부른다.
유난히 남자 선수들에게 두드러진 현상이다. 세계를 재패한 영웅들도 엄마를 가장 먼저 찾는 '귀염둥이 아들'일 뿐이다.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17일 금메달을 딴 뒤 카메라 앞에서 날린 '깜짝 윙크' 세리머니가 "엄마한테 한 것"이라고 말해 장안의 화제다.
금메달리스트가 "엄마!"를 부르며 열광하는 것은 서양도 마찬가지다.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17일 올림픽 8관왕을 달성한 직후 말한 수상 소감은 "엄마가 보고 싶어"였다. 그는 8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관중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던 엄마 데비에게 달려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같은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30초 만이라도 엄마와 단둘이 있고 싶다. 엄마 얼굴을 그냥 바라보고 싶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수영대회가 열리는데 엄마가 거기 참가하라고 권유한다. 로마 관광을 원하는 엄마를 위해 그 경기에 꼭 출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웹진 '슬레이트'가 매일 집계해 발표하는 '올림픽 감상성 지수'에서도 '엄마'가 단연 1위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쓰인 감상적 단어 중에는 '엄마'가 압도적으로 1위였다. 18일 현재까지 '엄마(mom)'와 '어머니(mother)'를 합해 모두 84번 언급됐다.
2위는 51번 언급된 '꿈'. '자랑스럽다'(31번), '도전'(29번)이 그 뒤를 이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