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자회사… 2006년 盧후원자 박연차씨의 태광실업에 팔려
MOU보다 300억 가량 싸게… 휴켐스 前대표“농협이 깎아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농협이 자회사인 ㈜휴켐스를 태광실업에 매각하는 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농협사랑지킴이는 최근 검찰에 “2006년 6월 농협이 휴켐스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씨가 대표로 있는 태광실업에 헐값 매각했으며 그 과정에 석연치 않은 의혹이 있다”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특수2부 김형길 부부장을 주임 검사로 지정해 진정인 및 관련자 일부를 불러 진위를 확인해 왔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휴켐스의 대주주인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검찰은 국세청에서 관련 자료를 받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농협은 2006년 6월 휴켐스의 주식 46%를 1777억 원에 태광실업에 넘기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농협은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 태광실업과 세 차례에 걸친 매각 대금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300억 원가량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2006년과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태광실업의 휴켐스 최종 매입 대금이 입찰에 참여했던 2위 업체가 제시한 금액보다 70억 원이 적다”며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휴켐스의 정모 전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농협에서 4개 입찰 업체 모두에 매각대금 10%를 깎아주겠다고 했고 휴켐스 노조의 반대로 실사가 진행되지 못해 농협 측이 추가 할인을 해준 것”이라며 “검찰에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