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베이징 우커쑹 야구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풀리그 예선경기에서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를 7-4로 꺾고 예선 성적 1위를 확정 지은 한국 선수들이 경기 후 응원단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쿠바는 아마 야구 최강이다.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4 아테네 올림픽까지 4번 중 3번을 우승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만 미국에 져 은메달을 가져갔다.
한국은 동메달을 딴 2000 시드니 올림픽 예선에서 쿠바에 5-6으로 패한 바 있다.
그렇지만 19일 베이징 우커쑹 야구장 제1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예선 풀리그 6차전에서 한국은 쿠바에 7-4 역전승을 거두고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쿠바는 5승 1패로 2위.
한국은 프로 선수로 ‘드림 팀’을 구성한 1998년 이후 정규대회에서 쿠바에 7전 전패를 당했다. 한국 야구가 쿠바를 누른 건 1999년 11월 4일 호주 시드니 대륙간컵 예선에서 아마추어 대표팀이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으로 이긴 지 8년 9개월여 만이다.
4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한국은 쿠바를 맞아 부담 없이 경기를 치렀다.
쿠바는 일본과의 경기에 출전한 멤버들이 모두 나왔지만 공격과 수비는 다소 느슨했다.
이날 2루타 2개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김현수(두산)는 “쿠바 투수들이 전력투구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쿠바는 2회 볼넷과 2루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아리엘 페스타노의 왼쪽 2루타와 히오르비스 두베르헬의 왼쪽 안타로 가볍게 3득점했다.
하지만 한국은 0-3으로 뒤진 4회 김현수의 우중간 2루타와 볼넷 2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강민호(롯데)와 고영민(두산)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이용규(KIA)의 기습번트를 쿠바 투수 노르베르토 곤살레스가 1루에 악송구해 앞선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아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느슨했던 그라운드는 이때부터 결승전 분위기로 바뀌었다. 한국은 6회에는 빠른 발의 진수를 보여 줬다. 고영민은 가운데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쿠바 포수 아리엘 페스타노의 악송구로 3루까지 내달린 뒤 이용규의 왼쪽 안타 때 득점을 했다. 7회에도 1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선발 송승준(롯데)은 6과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4볼넷 3실점으로 잘 막았다. 권혁(삼성) 윤석민(KIA)에 이어 9회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승환(삼성)은 세 타자를 범타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일본은 중국에 10-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고 미국은 대만을 4-2로 제쳤다. 나란히 4승 2패를 기록한 일본과 미국은 20일 3, 4위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6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자승 원칙에 따라 20일 네덜란드전에 관계없이 예선 1위를 확정했다.
22일 예선 1위(한국)와 4위(오전 11시 30분), 2위와 3위(오후 7시)가 준결승을 치르며 결승전은 23일 열린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