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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햄릿’ 세번째 흥행대결 한판

입력 | 2008-08-21 02:50:00


“뮤지컬이냐 연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독일과 체코산 햄릿이 지난해 가을 이후 세 번째 맞붙는다.

국립극단의 연극 ‘테러리스트 햄릿’과 스펠엔터테인먼트의 뮤지컬 ‘햄릿’이 그 주인공. 두 작품은 모두 지난해 가을 초연에서 호평을 받았고 올봄에 재공연을 가진 바 있다.

두 공연 팀은 세 차례나 비슷한 시기에 만난 것에 대해 “우연일 뿐”이라면서도 흥미로워하고 있다.

21일 서울 숙명여대 씨어터에스에서 막을 올리는 ‘햄릿’은 체코 라이선스 뮤지컬 작품으로 화려한 무대와 뛰어난 음악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연회장과 거울로 가득 찬 거트루드의 방 등 화려한 11세기 덴마크 궁정을 묘사한 거대 회전무대와 당대의 복식을 고증한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대와 복식은 고전풍이지만 음악과 극의 전개는 현대적이다. 극의 진행이 빠르고 주요 전환 장면에서 록을 연상시키는 빠른 비트의 일렉트릭 사운드가 나온다.

이번 공연은 체코 원작자 야네크 레데츠키와 국내 제작진이 일본 체코 등 해외 진출을 위해 이전 작품에 변화를 줬다. 왕비 거트루드와 형을 죽이고 왕위를 가져간 클로디어스가 오래된 연인이었다는 설정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왕용범 연출은 “두 작품이 나온 독일과 체코는 유럽에서도 실험성이 돋보이는 지역”이라며 “현학적인 대사를 줄이는 대신 볼거리를 늘리고 ‘햄릿’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건형 이지훈 임태경 출연.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7시, 일 오후 2시 6시. 4만4000∼7만7000원. 02-710-9114

9월 18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테러리스트 햄릿’은 복수를 꿈꾸는 햄릿이 권총을 차고 나오고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무대는 의자와 책상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러닝타임은 2시간 40분이다.

이 공연이 1년 동안 세 차례나 공연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것은 배우들의 열연과 현대적 해석이 가미된 햄릿 덕분이다. 호레이쇼 역으로 출연하는 이상직 씨는 “무대가 허전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채워야 하고 그런 부분이 연극 팬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7시 반, 토 오후 3시 7시 반, 일 오후 3시. 3만∼5만 원. 02-2280-4115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