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폐막을 4일 앞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해외 취재진들이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만장일치로 중국 응원단의 ‘짜여우’란 단어를 꼽을 것이다. 어느 경기장을 가더라도 중국 만원 관중들은 ‘짜여우’를 힘차게 외치며 자국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해외 언론들은 ‘짜여우’에 내포된 의미와 정체 불명의 탄생 역사에 의아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일간 의 제니퍼 기자는 “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쟈여우’인데 그 의미를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니퍼는 “ ‘쟈여우’ 중 ‘쟈(加)’는 더할 자이고, ‘여우(油)’는 기름 유이다. 즉 ‘쟈여우’의 본래 의미만 따진다면 기름을 넣다, 급유한다는 뜻이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 주유소 간판도 ‘쟈여우’에 ‘짠(站)’이란 단어를 붙여 ‘쟈여우짠’"이라 부른다. 왜 이 단어가 응원을 할 때 쓰이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중국-스페인 농구경기를 취재하러 온 영국 일간지 의 헬렌 피드 기자 역시 “중국 관중들이 팔을 휘두르며 ‘쨔여우’를 외치는 것을 보았는데 도대체 왜 기름을 넣어야 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다른 기자들이 영어의 ‘go!go’와 비슷한 의미임을 알려줘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중국인들이 왜 ‘짜여우’를 외치는 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대답했다.
해외 언론들을 곤혹에 빠뜨린 ‘쟈여우’ 응원은 정작 중국인들도 언제, 어디에서 유래됐는지 자세히 알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여러 가지 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 중 첫 번째 설은 자동차경주대회에서 유래됐다.
선두를 지키던 자동차가 마지막 바퀴를 앞둔 상황에서 기름이 떨어졌다. 다급한 상황을 지켜보던 중국인들은 안타까운 나머지 빨리 기름을 넣으라는 뜻으로 "쟈여우! 쟈여우!"을 외치면서부터 탄생했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만 ‘짜여우’의 유래는 중국 고대 역사 때부터 이어졌다는 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뛰어난 군사지략가였던 유백온(劉伯溫)이 길을 걷다가 땅에 침을 뱉었다. 이때 길옆에 있던 비석에는 라는 문구와 함께 제갈량의 낙관이 있었다.
깜짝 놀란 유백온이 계속 길을 걷다 보니 천 여 년 전에 죽은 제갈량의 묘지가 있었다. 묘지를 열고 안에 들어가니 관 한 채와 호롱불 한 개가 놓여 있었고, 호롱불 옆에 있던 쪽지 한 장에는 “유씨, 호롱에 기름 더해줘”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유백온은 제갈량의 천 년 뒤를 예측하는 능력에 놀라 ‘짜여우(호롱에 기름을 더해줘)’란 용어를 통용시켰다.
마지막은 택시기사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는 설인데, 택시에 기름이 가득 차 있어야 차가 힘차게 달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쓰였던 ‘짜여우’가 응원의 의미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