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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접속자 많아도 OK

입력 | 2008-08-22 03:00:00


인터넷서 올림픽 시청 횟수

4년전 비해 7배이상 많아

회사원 이량(28·서울 동작구 대방동) 씨는 국내 방송사가 중계하지 않는 베이징 올림픽 미국 남자농구팀 경기를 인터넷으로 즐겨 본다. 이 씨는 “미국 NBC나 MSN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올림픽에서 진행되는 모든 경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며 “자연히 국내 방송사의 편성은 관심 밖이 됐다”고 말했다.

○ 재생프로그램 없이 동영상 시청

올림픽 개막 뒤 이틀 동안 전 세계 누리꾼이 두 웹사이트에서 경기를 본 횟수는 1억3000만 번. 아테네 올림픽의 1800만 번과 비교하면 7배나 많다. 이런 대규모 웹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그램 ‘실버라이트2.0’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클라우드(cloud·구름) 컴퓨팅’ 기술이 응용됐다. ‘거대한 구름 같은 컴퓨터’에 접속해 구름의 일부를 원하는 만큼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MS의 한 관계자는 “중계를 보려는 사람의 컴퓨터에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이 없어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프로그램과 동영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사용자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사용된 서버 컴퓨터에 접속해 프로그램과 자료 저장 공간을 빌려 쓰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일부 사이트에서는 별도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아도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접속자 수가 많으면 영상이 곧잘 끊어지는 불편함이 있다. ‘실버라이트2.0’은 이론적으로 170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활용되는 서버 컴퓨터는 개인마다 가상의 컴퓨터를 만든다. 따라서 사용자는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용량을 높일 필요가 없다. 윈도 같은 운영체제는 물론 오피스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서버에 있는 것을 끌어다 활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 중앙집중 피해 가능성 줄여야

올해 1월 MS 회장이었던 빌 게이츠 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 기조연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제안한 구글은 올해 초부터 ‘캘린더’ ‘문서도구’ 같은 프로그램을 자사 사이트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1일 MS는 인터넷에서 문서를 만들고 관리하는 ‘오피스 라이브 워크스페이스’를 발표했으며, 현재 윈도의 뒤를 잇는 운영체제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미도리’를 제작 중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거대한 서버 컴퓨터로 모든 정보가 집중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국내 한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는 “올해 7월 아마존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가 정전으로 멈춰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불편을 겪었다”며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서버가 멈춘다면 여러 컴퓨터가 동시에 작동 불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정보통신공학전공 김양우 교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정보를 통합해 관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보안망이 뚫리면 대규모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