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대성 인터뷰
“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했다. 그동안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 쉼 없이 선수들을 만난 게 믿음과 강한 인상을 준 것 같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힌 문대성 동아대 교수는 당선 소식을 태권도 경기가 치러진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들었다. 그는 TV 해설위원으로 임수정(경희대)의 여자 57kg급 경기를 중계하고 있었다.
IOC 선수위원이라는 영예를 안은 그는 그동안 힘들었던 선거운동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 15시간 이상 땡볕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부딪혔다.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한 표를 호소하느라 이상한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설움을 받으면서도 그것까지 이겨냈기에 기쁘고 눈물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문대성은 특히 “외부 지원 없이 나 혼자 뛰어야 하는 고독한 과정이었지만 아시아인 최초로, 그리고 최다 득표로 당선이 됐다. 전혀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했고 나도 4등만이라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전 세계에 한 방을 먹인 것 같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선수촌 식당 앞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선수들을 만났던 그는 “각국 코치와 선수들이 처음에 이상하게 봤지만 나중에는 나를 끌어안고 진심으로 지지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순수한(Pure) 마음으로, 파워(Powerful) 있고 평화롭게(Peaceful) 이끌어간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금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스포츠계가 움직이고 있지만 아시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선수들의 권익도 대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굳건히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