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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껑충’ 볼트-‘깡충깡충’ 존슨

입력 | 2008-08-22 03:00:00


남자 육상 단거리 신구황제 주법, 학다리 - 쇼트피치 정반대

‘불멸의 기록’으로 불렸던 마이클 존슨(미국)의 육상 남자 200m 기록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괴물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에 의해 12년 만에 깨졌다.

존슨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올림픽 사상 유일하게 한 대회에서 200m와 400m를 제패했던 선수. 19초32의 200m 세계기록은 이때 나왔다.

12년을 사이에 두고 ‘전설’을 쓴 존슨과 볼트에겐 공통점이 있다. 그 종목의 평균 선수와는 완전히 달랐다는 사실이다.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짧은 보폭으로 경쾌하게 달리는 존슨의 주법은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최대한 넓은 보폭으로 달려야 한다’는 당시 단거리 주법의 정석을 깨는 것이었다. 존슨은 짧은 보폭으로 속도를 조금씩 쌓아 올려 최고 속도에 이른 뒤 이 속도를 끝까지 유지했다. 200m 기록을 세울 당시 그는 10초12로 100m를 통과한 지점에서 최고 속도에 이르렀고 남은 거리에서 이 속도를 유지했다. 400m에서도 활약하며 쌓은 지구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주법이다.

볼트는 존슨과는 정반대의 꼭짓점에 있다. 196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넓은 보폭으로 스타트 이후 30m 지점부터 엄청난 가속을 했다. 볼트의 가늘고 긴 팔도 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볼트는 존슨보다 훨씬 빨리 자신의 최고 속도에 도달하지만 지구력이 약해 후반에는 속도가 떨어진다.

볼트는 100m에서 얼마나 더 기록을 앞당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9초5대의 기록도 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그가 9초69의 100m 세계기록을 세울 때 바람이 전혀 없었던 점이 고려된 것. 보통 뒷바람을 받을 때 초속 1m당 0.05초 정도 기록이 단축된다. 이를 적용하면 볼트가 만일 1.7m의 뒷바람을 받았으면 0.085초를 앞당겨 9초605에 끊을 수 있다.

또 볼트는 100m 결승에서 나머지 30m 구간은 ‘우승 세리머니’를 하느라 속도가 줄었고 스타트는 8명 중 7위로 매우 느렸던 점까지 감안하면 단축 여지가 더 크다. 22세의 어린 나이도 감안해야 한다. 그는 15세 때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200m를 제패했으며 역대 최연소 세계기록을 세운 100m는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존슨은 200m 세계기록은 29세 때, 400m 세계기록은 32세 때 달성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