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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의사-변호사 등 탈세 심각”

입력 | 2008-08-22 03:01:00


고소득 자영업자 136명 집중조사

치과의사인 최모(43) 씨는 턱관절 환자에게 받은 수입을 숨겼다가 1월 국세청에 적발됐다. 턱관절 치료는 보험 치료와 비(非)보험 치료로 나뉘는데 고가인 비보험 치료비를 은닉하려고 보험 치료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제보와 계좌 추적을 통해 이런 점을 밝혀 최 씨에게서 10억 원의 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은 올해 초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과세 대상 소득을 숨기는 탈루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21일부터 의사 변호사 등 136명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집중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번이 8번째. 종전 7차례의 조사가 업종과 상관없이 소득 수준에 따라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조사는 탈루 혐의가 큰 업종을 먼저 선정한 뒤 해당 업종 종사자 중 조사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을 따랐다. 조사 범위를 좁혀 탈루자를 효율적으로 적발하려는 취지다.

핵심 조사대상으로 선별된 업종은 △치과 성형외과 등 병의원 △법무법인 및 변호사 △기타 탈루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영업종 등이다.

이 중 병의원은 연말정산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뒤 의료비 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한 곳이 많아 이번 조사 대상에 상당수 포함됐다.

실제 올해 초 조사에서 서울의 한 성형외과 원장인 이모(51) 씨는 세무서에 신고할 진료 차트만 병원에 보관하고 고액 치료비를 현금으로 결제한 환자의 차트는 다른 곳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과세 대상 소득을 축소했다. 이 씨는 소득세 4억 원을 추징당했을 뿐 아니라 고의적인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됐다.

이현동 국세청 조사국장은 “작년까지 불성실하게 신고한 혐의가 있어도 올해 신고 실적이 향상된 사업자는 탈세 제보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일단 이번 집중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 초 고소득 자영업자 1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차 기획조사 결과 지난 3년간 소득 중 평균 45.1%의 소득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나 1인당 평균 6억4000만 원(총 1271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