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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대관령 국제음악축제, 美 아스펜음악제 안부러워

입력 | 2008-08-22 03:01:00


요즘 여름휴가를 맞아 해외 음악축제에 다녀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미국의 아스펜 음악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페스티벌…. 수려한 풍광 속에서 음악을 들으며 감동에 빠져드는 것은 여름음악축제의 묘미다.

22일까지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일대에서 열리는 제5회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수준 높은 여름 음악축제를 즐기기 위해 굳이 해외로 떠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천년고찰이 숨어 있는 깊은 산 속까지 찾아오는 세계적인 연주자들 때문이다. 올해에는 미국의 신동 작곡가 제이 그린버그(16)를 비롯해 첼리스트 왕젠과 엔델리온 콰르텟, 세종솔로이스츠 등이 참여했다.

○ 美 신동 작곡가 그린버그 등 세계적 연주자 몰려

올여름 마지막 연휴가 시작된 15일. 영동고속도로는 하루 종일 꼼짝도 안했다.

이날 오후 7시 반 용평리조트 눈마을 홀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에는 “점심, 저녁도 굶은 채 10시간 걸려 왔다”는 열혈관객이 많았다.

그린버그는 자신의 신작 ‘네 가지 풍경’이 연주된 후 천진한 표정으로 무대 인사를 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축제는 휴가지에서 열리는 만큼 평소 딱딱한 음악회장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다.

중견 연극배우 남명렬과 탤런트 윤여정이 특별출연해 음악에 맞춰 연기와 편지낭송을 했고 영화와 오페라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실험도 이어졌다.

음악제 추진위원장을 맡은 신수정 전 서울대 음대학장은 9일 ‘린다에게’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옆에 앉아 악보를 넘겨주는 이른바 ‘넘순이’(페이지 터너·Page turner)로 깜짝 등장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 오스트리아 등 9개국 음악도 160명도 참가

이 음악제는 미국 콜로라도 주 로키산맥 중턱에서 열리는 아스펜 음악제를 벤치마킹한 것. 해발 4200m가 넘는 산비탈에 자리 잡은 아스펜은 음악축제와 교육을 접목시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음악제에도 김남윤(한국예술종합학교), 알도 파리소(예일대 음대), 이고리 오짐(모차르테움 음악원), 강효(줄리아드음악원)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로부터 배우기 위해 미국, 오스트리아, 콜롬비아, 스페인 등 9개국 16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5년간 이곳을 찾은 에밀리 앤 젠드론(세종솔로이스츠 단원)과 폴 황은 최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연주 오디션에 합격해 파리 무대에 데뷔하는 등 음악제 출신 스타 연주자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는 “그동안 국내 학생들이 해외 음악제를 찾아가 배웠지만 이제 해외 유명한 실내악단과 연주자, 학생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게 돼 감회가 깊다”며 “현악 분야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세계를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키워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만∼4만 원. 02-794-1571

대관령=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