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두투, BMX서킷 출전… “올림픽 무대 꿈이뤄 행복”
마리아 베렌 두투(21·아르헨티나)는 베이징올림픽 사이클 BMX 서킷 대표선수다. 이번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BMX는 화려한 사이클링 기술을 필요로 하는 종목. 두투는 20일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40초193은 예선을 통과한 16명의 선수 가운데 1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두투는 이날 이미 소원을 이뤘다.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는 꿈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22일 준결승을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그녀는 실망하지 않을 생각이다.
두투는 청각장애인이다. 이미 98% 정도 귀가 멀었다.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듣는 건 꿈도 못 꾼다. 언젠가 금메달을 따더라도 시상식장에 울려퍼지는 아르헨티나 국가를 들을 수 없다. 그래도 그녀는 가슴에 아르헨티나 국기를 달고 있다. 19년 전 청각장애 진단을 받았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생이다.
두투의 부모는 딸이 두 살 되던 해에 “마리아가 평생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야할 것”이라는 선고를 받았다.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하지만 부모는 강했다. 딸을 특수교육시설에 보내는 대신 일반 학교에 진학시켰다.
어릴 때부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던 딸은 같은 고향 출신인 마리아 가브리엘라 디아스(27)의 뒤를 따라 BMX 선수가 되기로 했다. 듣지 못하는 딸에게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부모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말리지 않았다. 결국 두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디아스와 함께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아버지의 정성은 특히 눈물겨웠다. 두투가 출발선에서 스타트 신호조차 들을 수 없게 되자 아버지는 딸이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함께 다녔다. 딸의 등 뒤를 지키다가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등을 밀어줬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다. 지난해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카 대회에서도 논란거리가 됐다.
다행히 이번엔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출발선 맞은편에 두투를 위한 신호등이 생긴 것이다. 처음으로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을 찾은 두투는 “정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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