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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은퇴 풍경] 뒷모습, 웃거나 울거나…

입력 | 2008-08-22 08:54:00


올림픽은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이 주목받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하고 은퇴를 선언하는 선수들의 마지막 경연장이 되기도 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은퇴를 선언하며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했다.

○화려한 피날레

미국 수영 대표팀의 다라 토레스(41)는 화려한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토레스는 미국 대표팀에 선발돼 이번 올림픽 여자 자유형 5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미 2차례 은퇴를 했다 돌아온 토레스의 투혼이 빛났다.

한국 역도의 ‘스타일’ 스타 이배영(29)은 기대했던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남긴 채 올림픽 무대를 떠났다. 이배영은 남자 역도 69kg급 경기 용상 첫 번째 시도 도중 종아리에 쥐가 나 더 이상의 경기가 힘들었지만 이후 2차례 더 무대로 나와 역기를 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마지막 시기에서 바벨을 놓지 못하고 쓰러지는 그의 모습은 모두를 감동시켰다. 이배영은 차기 올림픽에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대들보 박경모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딴 뒤 은퇴할 뜻을 드러냈다. 대회 2관왕을 노렸던 박경모는 개인전 결승에서 패하며 한국 남자 양궁의 숙원이었던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메달 2개를 목에 건 채 귀국할 수 있게 됐다.

○비운의 스타들

세계를 호령했던 스타들 가운데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세계 수영계의 최고 스타 중 한명이었던 호헨반트(네덜란드). 그는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마이클 펠프스라는 ‘괴물’의 등장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유도 경량급 스타들인 일본의 다니 료쿄는 48kg급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는 은퇴여부를 밝히지 않고 베이징을 떠났지만 올해 나이가 33세임을 감안하면 4년뒤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독일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 덕 노비츠키는 8강 탈락이 확정되자마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버렸다.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용병 중 한명인 노비츠키는 중국에게 패하는 등 이번 올림픽에서 자존심을 구긴 채 대표팀 유니폼을 벗게 됐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는 남자 핸드볼의 윤경신이 결국 올림픽 메달을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그는 3번의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유럽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각광을 받았지만 2004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모두 8강에서 고배를 마시며 쓸쓸하게 코트를 떠났다.

○은퇴 번복(?)

남자 수영 평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일본의 기타지마는 은퇴를 번복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가 금메달을 목에 건 다음날 은퇴를 보도했다. 그러나 기타지마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중국의 육상 최고 스타 류시앙이 부상으로 110m허들에서 기권한 뒤 일부에서는 그가 트랙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류시앙도 부상 회복 이후 재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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