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 6.3% 올라… 2분기 취업 7만여명 줄어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에 이르고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지방 경제가 고(高)물가와 내수 침체로 신음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최근의 지방 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늘어 1분기(1∼3월·11.4%)보다 증가율이 둔화됐다.
반도체, 영상음향 통신, 조선업 생산은 크게 늘었지만 자동차, 화학제품, 1차금속, 기계장비 등 주력 업종의 성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아파트 사태로 건설 경기가 부진했다. 올해 2분기 지방의 건축 착공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 떨어졌다. 건설 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 면적과 건설 수주액도 같은 기간 각각 2.5%, 14.5% 하락했다.
지방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월 6.0%, 7월 6.3% 올라 이미 ‘물가 상승률 6%’ 시대로 접어들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과 7월 각각 5.5%, 5.9%였다. 지방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은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지역난방 보급률이 떨어져 석유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은 고용 부진과 내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지방의 신규 취업자 수는 17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3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2분기 지방 대형소매점 판매 증가율도 3.0%로 1분기(6.3%)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현재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도 2분기에 2004년 3분기(7∼9월) 이후 가장 낮은 67로 떨어졌다.
한은 측은 “제조업 생산 증가세가 소폭 둔화된 데다 건설 활동이 부진하고 서비스업황도 다소 악화되는 등 지방 경기의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감소로 소비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