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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대입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

입력 | 2008-08-25 03:00:00


■ 자연계 학생 논리적 글쓰기

햇빛 아래 이산화티탄 평판에 떨어진 물방울이 퍼지는 이유는?

정의·선례 살펴 분석적 자세로 접근해야

이산화티탄은 광촉매라고 알려진 물질이며 이미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이산화티탄이 햇빛을 받으면 원자가전자가 전도대로 뛰어오르면서 분자 내부적으로 환원 능력이 뛰어난 전자와 산화 능력이 뛰어난 정공이 생성된다.

아래 대화는 이산화티탄에 관한 지식이 없는 학생의 추론을 담고 있다. 비록 추론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도 이 코너는 지식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의 중요성을 보이는데 주력한다는 점을 미리 알린다.

○ 논제

인공위성의 내부는 무중력 상태인데 여기에 물을 뿌리면 서로 뭉치면서 구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햇빛 아래에 놓인 이산화티탄(TiO₂) 평판 위에 떨어뜨린 물방울은 둥근 반원을 만들지 않고 낮게 퍼진다고 한다. 이 현상의 원인에 관해 논하시오.

○ 학생과 교수의 대화

학생: 햇빛을 받은 이산화티탄의 껍질이 벗겨지면 그 아래층의 전자가 직접 물과 닿을 것 같습니다. 물 분자들 간의 인력보다 물 분자와 전자들 간의 인력이 클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산화티탄 위에 얹힌 물방울이 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 자네 주장에 두 가지 가정이 들어 있는데, 하나는 껍질이 벗겨질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껍질 아래에 전자가 있다는 것이라네. 둘 중 하나라도 사실과 다르면 자네 주장은 허구가 되는 것인데 지나치게 무모하지 않은가?

학생: 물이 퍼져야 한다는 결과에 맞추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딱히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가령 산화알루미늄은 조직이 치밀해서 표면만 산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러한 사례로 보아 이산화티탄도 표면만 산화되었으리라고 추정했습니다.

교수: 선례가 있다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 그러나 껍질이 벗겨진다는 얘기는 아무래도 화학적이라기보다는 물리적인 표현이 아닌가?

학생: 제가 실수했습니다. 껍질이 녹았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 같습니다.

교수: 자네를 괴롭게 하고 싶지 않지만, 티탄과 산소의 결합은 아주 강해서 물이 이 결합을 끊을 수도 없고 티탄의 입장에서는 산소와 헤어진 후 산소와 결합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 싶네. 그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 산화알루미늄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거기에 전자가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냥 철판의 표면에 물방울을 올려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겠군.

학생: 비가 온 날을 기억해보면 철판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교수: 그런가? 그렇다면 사례마저 없는 상상인 셈인데, 유추의 근거조차 없으니 다음부터는 논하지 말게.

학생: 예.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는데요. 티탄이 산화물이 되면 6족 원소인 산소와의 결합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양전기를 띠지 않을까 싶고요, 이 양전기에 물 분자가 이끌리면 물방울이 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햇빛은 물의 온도를 높여 수소결합을 깨거나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요.

교수: 신중한 추론이군. 타당성도 높아 보이고. 하나를 지적받으면 이내 개선된 모습을 보이니 흐뭇하네. 그러면 자네 제안의 논리적 약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 음, 티탄의 양전기가 물 분자의 극성보다 강해야 한다는 것인데, 산화알루미늄조차 그럴 것 같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주기율표를 근거로 짐작해도 티탄이 알루미늄보다 더 양전기를 띨 것 같지 않거든요.

교수: 끝으로 질문 한 가지 더 받게. 논제로 보아 답변의 내용은 표면장력의 정의부터 시작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하는데, 물방울이 구를 이루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해보게. 또한 물방울의 온도를 높이면 어떤 현상이 예상되는가?

학생: 분자 간의 인력으로 인해 표면을 줄이려는 힘이 발생하는데요, 이를 ‘표면장력’이라고 부릅니다. 기하학적으로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가장 작은 입체가 구입니다. 지적하신 온도는 표면장력을 낮출 것이라고 봅니다. 수소결합은 표면장력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에 수소결합이 줄거나 약화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물 분자의 열적 운동이 강화되니까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교수: 좋은 분석이네. 논리적 사고의 뿌리는 분석적 자세라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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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를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2009학년도 성균관대 모의논술 문제3-ⅰ 기출문제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해당 대학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전자의 파동성: 반사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