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年 10% 육박… 1억대출 이자 年 960만원
증시-부동산 동반침체 겹쳐 가계부담 점점 커져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올 6월 최고 연 9%를 돌파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연 1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집을 장만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가계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이번 주 적용할 주택담보대출 3년 고정금리는 연 8.02∼9.62%로 1주일 전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1억 원을 고정금리로 빌리면 1년에 최고 약 960만 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하나은행 연 8.83∼9.43%, 국민은행 연 7.90∼9.40%, 우리은행 연 8.21∼9.31% 등으로 시중은행의 최고금리가 9%대 중반으로 치솟고 있다. 은행별로는 지난주보다 대출 금리가 0.1∼0.2%포인트씩 인상된 것이다.
한편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업은행이 연 6.50∼8.20%, 신한은행 연 6.59∼8.19%, 우리은행 연 6.69∼7.99%, 외환은행 연 6.44∼7.72% 등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도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급등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은행채(신용등급 AAA 기준) 금리는 22일 현재 연 7.24%. 은행채 금리는 올 5월 말 6%를 넘은 데 이어 이달 14일 7%마저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각종 채권 금리가 오르고 있다. 또 올해 주식시장 부진으로 시중 자금이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은행채보다는 단기 채권에 몰리는 것도 금리 상승의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동반 침체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와중에 대출 금리마저 급등하면서 가계 수지가 급속히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2일 1,500 선이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