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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집살림 강행군…한때 사퇴 생각도”

입력 | 2008-08-25 08:20:00


외신 기자들로부터 ‘매직 킴’이라는 별명을 들으며 기발한 용병술과 특유의 뚝심으로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김경문 대표팀 감독. 지난해 3월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뒤 1년 6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그의 머릿속을 한번도 떠나지 않은 것은 ‘대표팀’과 ‘메달’이었다. 김 감독 말을 통해 1년 6개월을 되돌아본다.

○내가 야구를 잘 했나, 뭐 했나.

2007년 3월 6일.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김 감독은 “알다시피 내가 야구를 잘 했나, 뭐했나. 감독으로서 경력도 몇 해 안된다. 주변에서 나를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주고 시절, 청소년대표 유니폼을 통해 달아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 태극마크였던 김 감독은 프로 현역시절에도 본인 말대로 그렇게 빼어난 선수도 스타 플레이어도 아니었다. 자신을 ‘잡초’라고 말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 사퇴, 진지하게 고려했다.

2007년 6월 초 소속팀 두산이 페넌트레이스 초반 꼴찌의 부진을 딛고 4강 진출이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어느 날.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대표팀 감독을 사퇴하려 했다.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명색이 대표팀 감독인데 소속팀이 꼴찌에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말이었다.

○많이 이상해?

7월 14일 대표팀 최종엔트리 발표 직후.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오던 김 감독은 “많이 이상하냐?”고 물었다. 홈런 타점 1위 김태균이 빠지고 부진한 이대호가 명단에 들어가고, 기술위원회에서 1순위로 추천한 윤석민이 제외되는 등 한편에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음을 짐작했던 모양이다. 결국 그는 고심 끝에 임태훈과 윤석민을 교체했다.

○피가 마른다. 라면 먹으며 버티고 있다.

16일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5-3 승리를 거둔 후. 김 감독은 “지는 줄 알았다. 하늘이 도와줬다”면서 “요즘 피가 바짝바짝 마른다. 입맛이 없어 라면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기주의 연이은 기용 실패에 대해선 “내 책임이다.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어젯밤에 잠도 안 오더라.

24일 기자회견장인 베이징시내 코리아하우스로 향하면서. ‘잠은 제대로 잤느냐’는 말에 “얼떨떨하고 너무 감격스러워 어젯밤엔 잠도 안 오더라”고 말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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