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경기 양주시 MBC 양주문화동산 서바이벌 체험장에서 14년 만에 시즌2로 방영되는 드라마 ‘종합병원2’의 단합대회가 열렸다. 주연을 맡은 차태현(오른쪽)이 전투 복장을 갖춰 입고 총알을 배급받고 있다. 사진 제공 MBC
서바이벌 체험장서 함께 뛰고 뒹굴고…
“신나게 놀았죠? 이젠 대본연습”
“경찰 특공대 드라마도 아니고….”(노도철 PD)
21일 오후 경기 양주시 MBC 양주문화동산 서바이벌 체험장. 5분도 안 돼 총알을 맞아 ‘전사’ 당한 노 PD가 머쓱해한다. 여기저기서 “총알을 얼굴에 맞았어” “그래도 나 한 명 죽였어”라는 소리가 들린다. 헬멧을 벗고 ‘무장해제’를 하니 차태현 등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14년 만에 시즌2로 방영되는 드라마 ‘종합병원2’의 첫 단합대회 현장이다. 드라마 시작 3개월 전에 주연을 맡은 차태현 김정은을 비롯해 류진 이재룡 류승수 도지원 고준희 등을 단합대회 명목으로 한자리에 불렀다. 이만 한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듯.
노 PD는 “촬영 전에 배우들과 골방에 모여 놀던 추억이 있어서…. 촬영이 시작되면 병원에 갇혀 4개월 동안 봐야 하는데 서로 친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리를 좀 했다”고 말했다.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소울메이트’ 등을 연출했던 노 PD는 2부작 ‘우리들의 해피엔딩’(2008년)에 이어 드라마는 이번이 두 번째.
단합대회는 오후 2시에 시작됐다. 20여 명의 배우와 제작진은 ‘종합’과 ‘병원’ 팀으로 나눠 ‘2인 3각 달려 밀가루 속 사탕 먹고 오기’ ‘10인 11각 달리기’ ‘이어달리기’ 등을 펼쳤다.
“영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효과야. 대단해.”
‘병원’ 팀에 속한 김정은이 영화 ‘우생순’에서처럼 승부욕을 발휘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자 류승수가 혀를 내둘렀다. 10인 11각 달리기에서 대패한 ‘종합’ 팀의 차태현은 미안한 듯 “어우, 내 다리가 짧은 걸 어떡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후 8시 배우들은 대본 연습실로 자리를 옮겼다. “맥버니 포인트(충수염이 있을 때 우하복부에 압통이 있는 부위)의 정확한 위치는 배꼽과 골반의 전상장골극(골반 앞면에 튀어나온 뼈)을 연결한….”
발음조차 힘든 의학용어가 나오자 김정은은 큰 눈을 부릅뜬다. 긴장된 순간도 잠시.
어리바리한 외과 레지던트 최진상 역의 차태현과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의대를 졸업한 수재 정하윤 역의 김정은이 대사를 주고받자 곳곳에서 웃음보가 터진다. 10년 전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의사와 환자 커플로 만났던 둘은 동기생 의사로 다시 뭉쳤다.
종합병원 1편에 이어 이번에도 김도훈 역을 맡은 이재룡은 대사에 막힘이 없다. 그는 “당시 의학용어를 어찌나 달달 외웠던지 아직도 그 감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14년 전 의대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던 ‘종합병원’의 2편은 11월경 방영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