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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넘은 ‘아마 그린 황제’는 한국인

입력 | 2008-08-26 03:04:00


18세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 US선수권 우승

타이거 우즈 최연소 기록 6개월이나 앞당겨

‘초인간적인 업적’이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그럴 만했다. 32개 홀에서 버디를 40%에 가까운 13개나 잡았다. 신들린 듯 타수를 줄여 나간 그를 따라잡을 적수는 없어 보였다.

뉴질랜드 교포 골퍼 이진명(대니 리·18·사진).

그는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제108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했다.

세계 아마추어 골프 랭킹 1위인 이진명은 2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인허스트GC 넘버2코스(파70)에서 열린 36홀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드루 키틀슨(19·미국)을 4홀 남기고 5홀 차로 완파했다.

이로써 이진명은 18세 1개월의 나이로 우승컵을 안으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4년 세웠던 최연소 우승 기록(18세 7개월 29일)을 갈아 치우며 아마추어 무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한국 선수로는 김성윤이 1999년 역대 최연소(17세 3개월 5일)로 결승에 오른 뒤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대결에 대해 USGA는 ‘이진명이 초음속 콩코드 제트기라면 키틀슨은 보잉 747이었다. 둘 다 속력을 냈지만 스피드는 비교할 수 없었다’고 표현했다. 2014년 US오픈 개최 장소로 까다로운 코스였지만 그는 32번째 홀까지 버디 13개에 보기 2개로 완승을 엮어냈다.

이번 우승으로 이진명은 내년에 메이저대회인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등의 출전권을 확보했다. 특히 US오픈에서는 관례에 따라 올 우승자인 우즈와 1, 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묶이게 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이진명은 5학년 때 송암배 우승으로 주니어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힐 만큼 재능을 보였다. 2003년 골프 경비 부담을 줄이고 직장암에 걸린 아버지의 건강 회복 등을 위해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뉴질랜드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도 최연소 우승(16세 272일) 기록을 세우며 유망주로 주목받은 그는 지난달 말 미국 웨스턴아마추어선수권에서도 우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