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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올림픽 샛별’최윤아의 농구사랑가

입력 | 2008-08-27 02:46:00


“올림픽 보는 재미로 버텼는데…. 이제 끝났으니 앞으로 뭘 하며 지낼지 연구 좀 해봐야겠어요.”

코트를 펄펄 뛰어다니다 썰렁한 1인 병실에 누워 있으니 오죽 답답할까.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가드 최윤아(23·신한은행).

그는 지난주 미국과의 8강전에서 허리를 심하게 다쳐 경기 중 병원에 실려 간 뒤 다음 날 귀국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에서 신한은행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주목받은 그는 올림픽에서도 대성할 자질을 인정받았다. 예선에서 세계 4위 브라질을 꺾을 때는 19점을 넣어 승리의 주역이 됐고 강호 러시아와 접전 끝에 5점 차로 질 때도 13점을 넣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과감한 골밑 돌파는 인상적이었다. 인기 배우 문근영을 닮은 깜찍한 외모에 실력까지 뛰어나다 보니 여자 농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인터넷 검색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TV 해설을 한 전주원은 “윤아의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불의의 부상으로 쓰러진 최윤아는 한 달 넘게 치료와 재활을 해야 돼 10월 개막하는 올 시즌 초반 벤치를 지키게 됐다.

비록 몸을 다쳐 끝까지 코트를 지킬 수 없었지만 그에게 올림픽은 소중한 경험의 무대였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어요. 외국 선수들은 키가 작아도 힘이 좋더군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 여자 농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전패의 수모 속에 꼴찌로 처지는 충격에 빠졌다. 그랬기에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변변한 전용 훈련장도 없어 지방을 전전하면서도 자존심 회복을 위해 구슬땀을 쏟았다.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국내의 농구 열기가 올라간다는 절박함도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다.

세대교체가 유난히 더딘 국내 여자 농구의 현실 속에 최윤아는 모처럼 등장한 새 얼굴로 꼽힌다. 올림픽을 계기로 ‘반짝 인기’를 받은 그가 “여자 농구를 사랑해 달라”는 바람대로 지속적인 관심 속에 간판스타로 성장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