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이지 않아도 희망을 향해 핀을 던집니다.”
부산점자도서관과 대한장애인볼링협회는 26일 연제구 거제동 부산아시아드볼링장에서 제16회 부산점자도서관장배 전국시각장애인 볼링대회를 열었다.
시각장애인으로 초대 부산점자도서관장을 지낸 정화원(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전 의원이 시각장애인의 여가 활동을 위해 1993년 처음 시작한 이 볼링대회에는 매회 전국에서 80∼100명의 시각장애인 선수가 참가해 왔다. 그동안 이 대회를 거쳐 간 시각장애인 볼링 동호인만 1000명이 넘는다.
이번 대회에는 서울, 경기, 경남, 제주 등 전국에서 선수 100명을 비롯해 시각장애인 볼링지도자 및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260여 명이 참여했다.
경기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인 B1그룹 26명, 희미한 시각을 가진 약시인 B2그룹 48명, B2보다는 좀 더 잘 보이는 B3그룹 26명으로 나뉘어 벌어졌다.
B1그룹에서는 오택근(37) 선수가 381점, 약시인 B2, B3그룹에서는 김시경(51) 선수가 537점, 김동일(53) 선수가 604점으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특별상으로 포즈상과 스트라이크상, 우정상도 주어졌다.
B1그룹에 출전한 황윤석(44) 씨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모든 참가자가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 볼링을 즐기고 있다”며 “부산은 시각장애인 볼링대회의 발상지여서 친근감이 가는 도시”라고 말했다.
부산점자도서관 이경혜 관장은 “비장애인과의 이해 폭을 넓히고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면서 행사를 도와준 자원봉사자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