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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 “예능의 떠오르는 태양? 영화 흥행도 꼭짓점 찍는다”

입력 | 2008-08-28 07:56:00


예능계의 떠오르는 태양을 만났다. 국민 MC 유재석에 밀리지 않는 순발력, 방송 두 달 만에 확실한 캐릭터 구축. 어떤 순간에도 웃음을 주는 재치.

이미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영입전쟁이 치열할 정도다. 그의 이름은 바로 김수로. SBS간판 예능프로 ‘일요일이 좋다’의 인기코너 ‘패밀리가 떴다’에서 맹활약중인 리더 ‘김계모’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김수로의 표정이 밝지는 않았다. 그리고 “‘패밀리가 떴다’가 너무 부럽다”고 했다. 자기가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부럽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그의 말은 본업인 배우로서의 속내였다. 11일 개봉되는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제작 커리지필름)의 주인공으로 ‘패밀리가 떴다’의 인기가 부러운 것이라고 했다.

“우리 영화도 재미있으니까 ‘패밀리가 떴다’처럼 인기 좋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예능프로 인기가 영화 흥행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크다.”

김수로 한 사람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눴지만 인터뷰가 끝난 수첩에는 예능 스타 김계모, 그리고 영화배우 김수로의 간절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래서 김계모와 김수로의 대화로 ‘캐릭터 인터뷰’를 엮었다.

수로: “계모님 요즘 대단하십니다. 시청률도 쑥쑥 올라가고 부럽습니다!”

계모: “그래도 우리의 본업은 영원한 영화배우 아닙니까. 영화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패밀리가 떴다’가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잘 안되면 혹시 영화흥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수로: “‘패밀리가 떴다’가 인기를 끌어 저도 정말 좋습니다. 사실 이번엔 배수의 진을 친 기분입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전에 주연을 맡은 두 작품의 흥행이 좋지 않았습니다. 덩달아 영화계도 갑자기 어려워졌고…. 지난 해 1년 동안 미국에 머물며 재충전을 했는데 이렇게 불황이 올 줄 알았으면 한 편이라도 더 할걸 그랬어요. 하하하, 근데 영화배우에서 예능 프로에 출연하니까 어때요?”

계모: “꼭짓점 댄스도 하고 그러니까 전부터 함께 하자는 섭외가 많았습니다.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도전해보고 싶었고 대중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짭짤해요 하하하”

수로: “하지만 한두 시간도 아니고 1박 2일이 넘게 하는 촬영이 쉽지 않아 보여요. 영화처럼 시나리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순발력있게 실감나는 모습을 담아야 하는데….“

계모: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억지로 하는 느낌이 들면 시청자들이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정말 즐겁게 하려고 합니다. 우리 본업은 영화배우니까 사실 영화가 즐거워야 예능에 나와서도 신나고 즐겁습니다. 영화도 열심히 하고 예능에 나와서 신나게 뛰고 계속 그랬으면 좋겠어요”

수로: “영화라는 게 변수가 참 많습니다. 흥행이 연기로 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서 홍보한다고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이번 영화는 참 따뜻합니다. 그래서 기대도 되요. 개봉이 추석인데 연휴에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라 애착이 더 큽니다.”

계모: “영화 내용이 독특합니다. 얼마나 영어랑 담을 쌓았으면 여권조차 없는, 10년 동안 영어 단 한마디 안 해본 체육선생님 주인공. 그리고 구조조정 때문에 영어선생님으로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야기. 웃음과 감동이 함께 기대됩니다”

수로: “영화를 준비하며 주위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교련 선생님이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 경우도 있고 모두 입시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겠죠. 비인기 과목이 아닌 비입시 과목 선생님들의 아픔이 있다는 걸 알고 많이 놀랐습니다. 학교라는 게 입시 뿐 아니라 배울게 더 많은 곳일 텐데 안타까워요. ‘울학교 이티’는 예전에 국내 코미디 영화가 항상 지적을 받은 억지 감동이 없습니다. 권위의식이 전혀 없는 엉뚱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소통이주는 재미가 큽니다”

계모: “지난해 미국에서 1년이나 있었으면 실제로는 영어 잘하겠네요?”

수로: “아이쿠, 이상하게 영어랑 수학은 젬병이라. 학창시절 국어는 좀 했어요. 미국여행 가서는 생존을 위한 영어라서 영화촬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죠. 하지만 워낙 영어를 못하는 선생님이라서 큰 어려움 없었습니다. 하하하”

계모: “‘울학교 이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김수로의 새로운 점은 어떤 걸까요?”

수로: “‘쉬리’부터 지금까지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데 모두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장풍도 쏘고, 흡혈귀에 깡패, 아니면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진 캐릭터. 처음으로 사람다운 역할 했습니다. 가장 인간적인 코미디이기도 하구요”

계모: “저 역시 또 다른 모습을 느끼고 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앞으로 당분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방송과 영화 모두에서 우리함께 많은 웃음 함께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Clip! - 영화 ‘울학교 이티’는…

중학교 때는 유망한 육상선수, 고교시절 유도로 이름을 날렸던 천성근. 그리고 운동을 은퇴하고 체육선생님이 된지 어언 10년. 해뜨면 학생들과 축구하고 비 오면 자습시켜 버텨온 교직이 행복하기만 하다. 아이들이 싸우면 말리기보다 심판 보며 돈 내기 까지 하는 엉뚱한 선생님. 하지만 청천벽력 입시를 위해 체육선생님을 줄이고 영어선생님을 영입하려는 학교. 해고 1순위 천성근은 영어선생님으로 변신하기 위해 인생을 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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